벌써 셋째 날인데도 진진이의 콘서트는 아직이다. 이렇게 긴 일본 여행이라니, 상당히 즐겁다.


진우는 토요일에 입국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일요일 오후에 한국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날은 혼자 보내는 일정이어서 과감하게 진우를 맞으러 하네다 공항에 가기로 했다. 일단 이날 일정도 챗지피티에게 부탁은 했다.

우선 친구와 긴자 근처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친구는 메메가 나오는영화를 보러 갔고, 나는 LOFT에 들러진호에게 줄 편지지를 사기로 했다. 아, 그리고 팬도. 왜냐하면 유일하게 가져온 펜을 숙소에 두고 와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Eggs ’n Things에 가서 아침을 먹으려 했지만, 줄이 너무 길었다. 결국 또 포기하고, 친구가 영화를 보는 토호시네마 히비야 근처로 이동했다. 마침 맞은편에 카페가 있어 각자 다른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먹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일본은 빵이 더럽게 맛있다. 한국에선 이렇게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바게트를 찾기 쉽지 않다.
아침부터 배고프고 피곤했던 나는 그냥 입에 음식을 넣기 바빴지만, 친구는 ‘예절샷’을 찍겠다며 아크릴 스탠드를 꺼냈다. 앗, 나도 들고 왔으니 꺼내야지.덕분에 함께 사진을 찍고, 여유롭게 식사를 마쳤다.

이후 친구는 영화관으로 들어갔고, 나는 LOFT 긴자점에 갔다. 전 층이 다 LOFT인 줄 몰랐는데, 일단 여행용품과 문구류만 집중적으로 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대형 백팩을 꽉 채워 와서 새로운 물건을 담을 만한 여유가 별로 없었고, 여분의 캔버스백에는 팀원들 줄 과자도 담아야 했다.


그럼에도 100g도 안 되는 초경량 우산 겸 양산을 발견해 구매했다. 7년 전 태국에서 샀던 우양산이 여기저기 구멍이 났기에, 이번 기회에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펼치면 조금 흔들리긴 해도 UV 차단이 확실하고 엄청나게 가벼워서 만족스럽다.

둘러보니 ‘핸들 겸용 고리’ 같은 스트랩이 있었다. 핸드폰에 달면 목걸이처럼 사용할 수 있고, 장바구니 손잡이에 연결해 어깨에 멜 수도 있어 편해 보였다. 가격이 좀 비쌌지만 바로 샀다. 또 예전부터 갖고 싶던, 지희가 쓰던 핸드폰 어깨끈도 샀다.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다닐 다니 목적이었다. 사고 나니 더 예쁜 제품을 발견했지만, 매일 쓰는 게 아니니 괜찮다고 합리화했다.




5층 문구 코너로 올라갔더니 귀여운 편지지가 너무 많아서, 하나만 사려던 계획이 결국 네 개로 늘었다. 이걸 안살 수 있냐고요?!

게다가 지우면 색이 변하는 신기한 펜도 발견했다. 프릭션처럼 지워지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울 때마다 핑크로변하는 남색 볼펜이라니! 필기감도 좋아서 바로 골랐다. 이걸로 진우에게 편지를 쓰면 겁나 예쁘겠지?



조금 더 둘러보다가 성수 ‘포인트오브뷰’에서 봤던 강아지 스티커 디자인을 여기서도 발견해 반가웠다. 시츄 열쇠고리랑 포메라니안 열쇠고리도 있어서 동생 것까지 신나게 샀는데, 알고 보니 한국 브랜드였다. 제기럴… 그래도 한국 가서 찾아 구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후회는 않기로 했다.



쇼핑을 마치고 서둘러 공항으로 갔다. 진우가 두 시쯤 도착한다기에 조금 일찍 도착해 편지지를 꺼냈다. 편지 내용은 공항으로 오는 기차에서 핸드폰에 미리 적어 둔 덕분에 후다닥 써 내려갔다.
얼마 후 다른 진프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알아보니 공항 측에서 한국 아이돌이 공항을 이용할 때는 가림막을쳐서 팬들이 보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ㅏ란다. 결국 진우를 보기는 글렀지만, 그 대신 일본 로하 두 명을 처음 만나게 됐다. 한 명은 한국어를 꽤 잘했고, 다른 한 명은 못해서 내가 어설픈 일본어로 대화했다. 다들 귀여웠다. 결국 진우 보기는 포기하고, 우린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나는 같은 방향인 진프와 함께 진우가 들렀다는 츠케멘 가게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라면 대신 츠케멘을 시켰는데, 역시 훨씬 맛있었다. 고니가 “츠케멘~ 츠케메ㅐㅐㄴ~”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것저것 먹으며 진프랑 아스트로 얘기도 나눴다.






식사를 마친 뒤, 진프는 진우에게 줄 선물을 사러 다시 쇼핑하러 가고, 나는 만다라케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ChatGPT가 안내한 만다라케가 왜인지 아키하바라 쪽이었는데, 알고 보니 엄청난 번화가였다. 신기한 복장의 사람들이 많았고, 만다라케도 오사카 지점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동인지 같은 굿즈를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었고, 5층까지 올라가 아이돌 굿즈 코너를 둘러봤는데 역시 일본 아이돌 쪽이 훨씬 많았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은 보였지만 ASTRO 굿즈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포토카드는 꽤나 있었는데, MJ와 라키, 진진이 제일 많았고 산하는 조금, 문빈과 차은우는 아예 없었다. 그래도 진진 포토카드를 많이 구할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



근처에 또 다른 만다라케가 있길래 가 봤지만, 거긴 빈티지 피규어 위주라 아이돌 굿즈는 없었다. 날이 춥고 배도 별로 고프지 않아서, 호텔로 곧장 돌아와 ‘사나잇’부터 진우 나오는 아스트로플레이를 몇 편 더 보며 쉬었다.
조금 뒤 친구가 얼굴이 허옇게 뜬 좀비처럼 돌아왔다. 추운 날씨에 요코하마까지 가서 카페, 라멘집 등을 전전하느라 완전히 지친 모양이었다. 게다가 유당불내증이 심한데 메메 따라한다고 라떼를 마셨는지, 배가 아프다고 했다.
뜨거운 입욕을 하고 나온 친구는 기운이 좀 돌아서 옆에서 영화 얘기를 신나게 늘어놨다. 하지만 난 진진에게 쓸 편지를 마무리하느라 미안하게도 반쯤 흘려들었다. 더 미안하게 그 편지 못 전해 줬다지… 헐헐… 그렇게 세 번째 밤도 저물어 갔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