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내 삶의 루틴이 정리되어 간다고 느껴졌다. 2년만에 부업도 익숙해졌다고 느낀다. 언제나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조금 편하다. 영업일이라는 게 나에게 맞지 않는데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익숙해지니 편해지고 자신감이 생긴다.
루틴이 잡히지 않은 이유는 부업 때문이 아니다. 이놈의 덕질이 너무 롤러코스터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 덕질 시작할 때는 유튜브만 보고, 프메만 하고, 애들 텔레비전에 나오면 본방 사수하면 되는 줄 알았다. 라키의 삼총사는 특별한 일인 줄 알았다. 앨범 나오고 활동 시작하면 스밍하고 본방사수하고 앨범 사 주고, 가끔 팬싸 있으면 그거 신청하고… 쇼케이스 참석한 거 빼면 그게 다였다. 근데 진심 활동 시작하니까 쏟아지는 떡밥에 시간 다 보내고 머릿속은 온통 아이들 생각에, 팝업 뭐시기라고 하면 찾아 가고… 하필 애들 생일과 7주년은 다 몰려 있어서 활동 기간 동안 무척 시간을 할애했다.
이제 잠잠한가 했더니 팬콘이라고 난리났다. 자리 없을까 몇날 며칠을 전전긍긍하고 일본이라도 갈까 생쑈를 하고, 한국 팬콘 조금이라도 앞자리 앉기 위해서 티켓팅하고 갈 때 입을 옷 산다고 생쑈를 했다. 이틀의 흥분 가득했던 팬콘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빈이는 떠났다.
그 허무함 뭘 어떻게 보낸 건지… 한달 내내 뭘 그렇게 써제끼고, 추모 공간에 가고 덕메 만나서 떠들고 울고 웃다가 석 달을 진진이 뮤지컬 보러 다닌다고 난리를 쳤다. 진우가 웃으면서 공연을 하고 신이 나서 춤을 출 때마다 함께 신나고 행복했다. 우리에게 그런 비극은 없었다는 것처럼 웃었다. 물론 누군가는 여전히 울었지만.
그러고 나니 1년이 되었다. 그 기간동안 겪을 걸 다 겪은 것 같다. 희열도, 절망도, 덕메들과의 우정(?)도 다지며 전부는 아니지만 덕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 정말 스펙터클한 1년이었다.
그렇게 보내고 나니 재계약서를 받아 보고, 그동안 혼자 맘졸이며 고객들과 미약하게나마 소통하고 일을 해 온 내가 보였다.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긴 하지만… 이제는 이 발란스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완전체 나오면 또 미쳐서 따라다니겠지만, 그럼에도 이젠 내 에너지와 집중력을 잘 분배할 수 있을 것 같다.
본업은 예전만큼 열정이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지금 주어진 건 최선을 다해 하고 있다. 예전엔 혼자 하는 업무가 많았다면 하반기에는 좋든싫든 타부서와 협력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직도 그런 부분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나의 역량과 영향력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아 만족한다. 여전히 부족하고 욕심만 많아 아 잘 하지는 못하지만 혼자 짊어져야 할 부담감은 줄었다. 너무 감사하다.
조금 더 find tuning 이 필요하다. 여전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업무 사고가 발생한다. 마음의 분배를 좀 더 잘 해야겠다. 오랫동안 이 모든 걸 누리려면 그래야 한다. 뒤죽박죽 살기에는 나는 충분히 힘들어했다. 진심으로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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