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ㅋㄴ 손녀였다. 아니지, 시작은 작년 스플릿 키보드 구매였다.
50만 원의 돈지랄과 사내 간지를 해먹었다. 개발팀, 콘텐츠팀 꼬맹이들이 어지간히 신기하게 쳐다봤다. -_-v 봤냐, 이게 고인 물의 허세다.
그리고 책상이 정리가 안 되는 불상사도 해먹었다.

유선 키보드… 크흡!
여하튼 난 회사용이니까, 그리고 택타일은 내 취향 아니니까!라면서 리니어를 고집하고 있긴 하다. 뭘 잘 알아서? 아니? 그냥 저소음 축은 리니어밖에 없응께. 그 외에 토프레고 노뿌고 뭐 이러는데 일단 거기까지 안 가도 저소음이면 충분했다.
다른 빈이를 넣고 싶어도 PC가 없어서…
손녀 따라 산 키보드도 같은 이유로 저소음 베이지축으로 선택했다. 문랜더의 저소음 적축보다 타건음은 있다. 저소음 적축은 서걱서걱 거리는 느낌이었는데 저소음 베이지축은 암 저항 없이 눌리다가 끝에 가서 톡, 하고 닿는 소리가 있다. 쓰다 보니 그마저도 꽤 타건음이 있다고 느꼈지만 집에서 쓸 키보드라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집에서 일할 때 이메일이나 글을 쓰면서 흥겨워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꺄아~ 느낌 좋아ㅏ아앜!

디에디트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세일 홍보를 하는데 이 키보드를 소개했다. 에디터B 왈, 구름 타법으로 치면 무소음이라고 했다. 헐? 근데 gif 넣을 수 있는 LCD까지 있어?? 사야지.
보라색 바디에 씨 솔트 사일런트 축 조합을 원해서 키보드 두 개 샀다. 스위치 스와핑 하려고.
Epo wisteria linear 축은 관심도 없었다. 그냥 젤 무난한 거 같아서 골랐다.

왔다. 씨 솔트 사일런트 스위치는 정말 조용했다. 4일 먼저 받았는데 4일 동안 서걱거림 없이 조용하게 눌리는 키보드 맛에 빠져 너무 행복했다. 이게 내가 원하던 회사용 키보드였어!!!

그러다가 어제서야 보라색 epo wisteria linear 축이 왔다. 암 생각 없이 열어서 눌렀는데, “딱” 하는 소리에! 완전 사랑에 빠졌다. 소리가 너무 깔끔하고! 누르는 힘도 별로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물론 스펙 보면 46그램으로 큰 차이 없다) 한번 누르니까 문장 쳐 보고 싶고, 이걸로 이메일 보내 보고 싶고!! 이거 미친 거 아니냐고!
너무 행복해서 쳐다보고 있으니 넷째가 똑같은 거 또 사셨냐고 빵 터졌다. ㅇㅇ… 이거 내가 나한테 주는 생일 선물이야. 💜 하지만 약간 무안해서 하나는 친구 거라고 둘러댔다. 틀린 말은 아니지.
잠시 고민했다. ㄱㄴ 주기 싫은데? 하지만 내가 키보드를 5개까지 갖고 있을 필요 있어? (Mx keys mini, moonlander, rt100, a104pro) 진짜 퇴근까지 고민하다가 4개로 만족(?)하자고 결론 내렸다. 세상에 키보드는 많다!! 그렇게 결론짓고 집에 다시 키보드를 이고 왔다.
3개 스위치 타건감 비교 영상 (Epo Wisteria Linear, Sea Salt Silent, Beige Linear)

꾸역꾸역 들고 와서 키캡을 뽑고 스위치를 뽑기 시작했다. 엄지가 무쟈게 아팠다. 하루 지난 지금도 왼손 엄지가 얼얼하다 (나는야 왼손잡이)
두 스위치 다 윤활 처리가 되어 있어서 스위치를 만질 때마다 약간의 로션 바르는 느낌이 있었다. 뭐, 흘러넘치게 윤활제를 처발하진 않았으니 그냥 했나 보다,를 느낄 정도였다.
수 번에 나눠 진행한 스위치 교체. 진짜 손가락 너무 아파쓰

RT100 드라이버는 맥용이 따로 있었다. 설치를 한 후 USB C로 연결을 하면 사용할 수 있다.
자세한 드라이버 사용 후기는 따로 적어야징.
모니터 속에 뚱빈
너무 귀엽지 않냐고요!
시간이 2000년인 것에 의아함을 느낄 테지만, 드라이버에서 다 설정 가능합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엔 보라색 키보드에 씨 솔트 사일런트가 있다. 너무 조용하다.
회사에서도 재설치 하느라 내가 좋아하는 니불 산하/은우 조합을 넣었다.
와씨, 나 너무 행복해
베이지 키보드+wisteria linear 축은 오늘 인플루언서에게 발송했다.
저 귀르가즘을 유발하는 키보드에 좋아서 기절이나 하지 않길…
(그러면서 지금 이 포스팅은 다얼유 A104 Pro로 쓰고 있는데 진짜 이 키보드 키감도 미친 거 같아.)
이렇게 키보드 세계에 입문하기 시작하면, 파산은 덕질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있겠다.
나 부업 연봉도 안 올랐는데 (내가 양심이 있어서 더 올려 달란 말은 못 했는데, 돈 쓸 생각하니까 말이라도 꺼내볼 걸 싶네) 키보드는 웬만해선 여기서 멈춰야지.
—-추가—-

스페이스바가 상대적으로 소리가 커서 고민하다가 아래 화장지를 덧댔다. 키감은 조금 뻑뻑해졌는데 소음은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공장 출고 상태보다는 소리가 덜 깔끔한 것 같긴 하다. 아무리 핫스왑이 가능하다고 해도 여러 번 키를 뽑았다 끼우면 뭔가가 좀 불안정해지나 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회사에서 가장 조용한 키보드일 거란 생각이 든다.
4층을 내려가보니 부장이 리니어 스위치를 쓰고 있는 듯 했다. 심지어 키보드를 두 개 놓고 일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제발 저소음이라고 말해 줘. 그 작은 키보드 너무 시끄러웠다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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