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저녁 6시에 문빈_산하 팬콘 DVD 발매 및 예약 판 소식이 들려왔다. 밥 먹다가 소리를 지를 만큼 놀랐다. 라키 앨범 발매와 산하가 연기를 시작했다는 소식 빼고는 딱히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흥분에 취해 리트윗도 하고, 블로그에도 올릭고, 덕메들과의 톡방에도 올렸다.
어디에서나 반응은 똑같았다. 놀랍고 기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어디선가 슬픔이 스물스물 밀려오는 것 같은 복잡한 감정들을 겪고 있었다. 상대적인 차이는 있을 지라도 나 포함 모두 그런 것 같았다. 당연히 DVD는 사겠지만 영상을 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안고 있었고, 갑자기 밀려오는 빈이를 향한 그리움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난 빠르게 상품을 내어 준 회사에 고맙다. 그리움이 줄지는 않지만, ‘사건의 지평선’을 넘고 싶은 마음이랄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년까지 하염없이 헛된 희망을 품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좋고, 보지는 않을 테지만 오랜 시간 후에도 혹시라도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게 나에게 영상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좋았다. 아마 받고 뜯어보는 과정에서 또다른 슬픔과 지난 4월의 충격이 되밀려 올 것이다. 그렇지만, 그 트라우마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의 나름 희망적이다. 1월에는 어차피 빈이 생일이 있어서 그를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때 차마 다 갖지 못한 추억을 아쉬워하며 빈이를 기리지 않아도 돼서 좋을 것 같다.
마음이 너무 이상하다. 그건 부인할 수 없다. 괜찮았던 (아니 실은 며칠 전부터 살짝 우울감이 있긴 했지만) 일상에 누군가가 젖은 스폰지로 내 마음을 슬그머니 누르는 듯하다. 어쨋건간에 난 빨리 지나버리고 싶다. 이 기분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 이러지 않아도 내 삶은 해야 할 일이 쌓여있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 있다. 아무리 빈이가 좋아도 걔에게 내 삶이, 내 감정이 휘둘리는 건 서서히 잦아들면 좋겠다.
수시로 빈이에게 안녕을 고해도 어차피 불현듯 다시 내 생각 속에 빠꼼거린다. 얄미운 놈… 모두가 이렇게 멜랑꼴리한 감정을 안고 밤을 보냈으리라. 그리고 그때 빈이와 함께했던 산하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 참, 덕메가 왜 산하 트윗 올릴 때 됐는데 안 올리냐고 낮에 푸념하더니 저녁에 예판 소식이 뜬 거다. 산하는 여우인 것 같다. 때 맞춰서 조절해서 트윗을 올리지 않나 싶다. 다른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그럼에도 주고 트윗에 나타나 주는 산하를 생각하면 필시 염두에 두고 자중하고 있겠다, 조용히 자기도 생각이 많겠다 싶다.
언제끔 잔잔한 추억으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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