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을 끝내고 나니 명준이의 라이브가 시작됐다. 이미 진진과 산하가 나와서 함께하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다. 반가운 마음이 가득했는데 댓글창에는 계속 “빈이 얘기를 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동시에 언젠가는 얘네들도 2023년을 담담하게 꺼내어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싶었다. 아니, 적어도 자기들끼리는 지금이라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겐 얘기하지 않아도 되니.
언제쯤 멤버들이 빈이나 라키의 탈퇴에 대해 팬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나 할까? 회사는 어느 한 명에 대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줄까? 1월 26일에는? 4월 19일에는? 팬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뭔가를 줄까? 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제주도 여행 중 아이들 노래를 듣는데 어느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없지… 속으로 되뇌는데 뭐 하러 내가 제주도까지 왔나 싶었다. 근데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그 허함을 계속 인형 따위로 채울 텐데. 그냥 발산을 해야할 것 같았다. 내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 멤버들에게 기대지 않고, 회사에 기대하지 않고 그냥 나 혼자 좋아했으니 나 혼자 정리하듯이 계속 정리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없어서 아쉽고 눈물이 나도 (어쩌면 이것도 최근 똘이가 가서 더 센티멘털해 져서 그냥 눈물이 난 걸지도 모른다.) 명준이의 전역은 기쁘고, 세 명이라도 다시 모여서 투닥거리는 게 즐겁다. 쪼그라든 건 쪼그라든 거지만, 그래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걸 보는 게 위안이 된다. 변함없이 시끄러운 명준이에게 고맙고, 형들 보면서 키득거리는 산하가 사랑스럽고, 여전히 짖궂은 장난 다 받아주고 타격감 좋은 리액션 보여주는 진진이 너무 좋다. 팬들 앞이라서인지 몰라도 그늘없이 웃어줘서 고맙다. 보는 내내 예전 같다고 느껴져서 댓글을 엄청 달았다. 물론 하나도 읽어주진 않았지만, 읽을 가치도 없었고. 감상 글이었으니.
뒤에선 덕메들에게 활동 안 하면 지랄할 거다 뭐 할 거다 궁시렁대긴 하지만, 그래도 뭐 안 해도 좋으니 그냥 이렇게 붙어만 있어 달라고 하고 싶다. 근데 고맙게도 명준이는 진진과 2 엠씨로 일본 일정 바로 투입되고, 산하는 스포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우리들 네 명 다 간다고 말한다. 스포는 아니고 비슷한 날짜에 산하도, 은우도 일본 스케줄이 있는데 그 얘기 하는 거 아닐까 싶다. 가는 김에 같이 가는 거겠지. 그러는 김에 아플이나 또까라도 찍어 오겠지.
앞으로 활발하게, 자주 볼 거라고 말하는 명준이가 고맙다. 공치사라도 그런 말 들으면 기쁘다. 그래서 내일은 명준이 카페 갈 거야. 갔다가 교육 갈 거야. 교육 가서 자는 한이 있더라도 갈 거야. 그래서 짠 내일 스케줄이이…
- 0700 집—> 0810 회사
- 1700 회사—>1750 카페린
- 1820 카페린—> 1920 교육장
- 2200 교육장—> 2300 집
- 일산-서빙고-강남-홍대
내일 죽을 지도 몰라. 그래도 가야겠어.
오프를 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제 예전 영상도 보지 못하니까. 온으로는 할 게 없다. 마음이 축 무거워져서 내가 왜 얘를 보고 있나 싶다. 이제 없는데. 비슷하게 순이 영상도 잘 안 본다. 똘이 영상도 마찬가지겠지. 영상을 대체 왜 편집하는지 요즘은 조금 현타가 온다. 누구 좋으라고 하는 걸까. 드림하이 떄는 어떻게든 진우 홍보 해 보고 싶어서 그랬는데, 진우 보러 다니는 내가 좋았다. 내 브이로그는 뭘까. 뭘 위한 걸까.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생각이 많아진다. 그럴 때 다얼유 키보드로 일기 쓰면 피로가 좀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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