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우 보려고 봤고, 빈이 얘기 할 줄 알았는데, 막삭 빈이 이름이 TV에서 들리고 읽히고, 빈이 얼굴이 보이니까 너무 먹먹했다. 연이어 은우가 느끼는 죄책감에 빈이가 미웠다. “오히려 빈이 몫까지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정신을 차려야 내 주변이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마음가짐 싫어. 남은 사람마저 저 마음에 지쳐 무너질까 봐.
남은 사람들의 고통이 이렇게 큰데 넌 어디 갔니. 보고 싶다. 다들 보고 싶어 해.
이럴 거 같아서 솔직히 유퀴즈 보고 싶으면서도 막상 보기 싫었다. 말마따나 은우가 사람들 앞에서 빈이 얘기를 꺼내면 정말 이게 사실인 것 같아서. 이미 다 알고 받아들였는데도 대중에게 알린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너무 싫었다. 많은 사람들이 잊어도 좋고 모른 척 해도 좋으니 빈이가 떠났다는 걸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산하가 사나잇 콘서트에서 빈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좋았다. 마음은 아니까. 입밖으로 꺼내지 않아서 마주하지 않아도 될 상실의 실체를 피할 수 있다면야.
근데 웃기지, 진진이 fly를 release했을 땐 막상 괜찮았다. 진진이 빈이 언급하는 것도 괜찮았고, 모두가 인스타에서 빈이 보고 싶다고 하는 것도 괜찮은데, 알고 있는데… 대체 왜 난 이렇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걸까?
은우가 죄책감을 느끼듯이 산하자 진진이, 명준이, 라키도 그럴까? 가족들은? 어느 순간 괜찮은지 괜찮지 않은지 알 수 없을 때 그 마음은 어떡하지…
빈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이미 알고 있는 영상들인데도 눈물이 나. 잘 듣다가도 불현듯 그가 죽었다는 걸 깨달으면 노래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조차 듣기 싫을 때가 있다. 이미 떠나간 걸 뒤쫒고 있나 싶어서. 집착인 건가? 이젠 이 노래를 즐기고 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아니 그런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냥 슬퍼져서. 모르겠다. 나도 내가 어떤 마음인지. 하물며 곁에 있던 사람들은…
그래도 돌아보면 은우가 이렇게 언급해 줘서, 조금씩 closure를 향해 갈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팬들도, 멤버들도, 모두.
자꾸 언급해 주고, 기억해 주고, 그렇게 추억으로 만들어야지 온전히 작별할 수 있겠지. 근데 난 그게 안 된다. 생각하기 싫고, 기억하기 싫다. 다시 4/20을 거쳐가야 하니까. 혼란스러운 내 마음을 명료하게 정의할 수 없으니까. 내가 빈이에 대해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으니까.
그럼에도 오늘은 빈이에게 편지나 쓰고 자야지. 오랜만에 네 이름과 네 얼굴 볼 수 있어서 좋았어. 그리고 넌 참 멋진 친구와 멤버와 가족을 두었어. 다들 잘 살 거야.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