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다. 따라서 근육이 뭉치거나 뒷골이 당기거나 허리가 아픈 적이 없다. PT를 받고 하체 근육이 아플 때는 있지만, 그런 통증은 만성이 아니다.
그런데 얼마 전 상체 운동을 무리하게 했고, 가방도 좀 불편했는지 어깨가 심하게 결리기 시작했다. 운동 후 다음 날부터 고개를 돌리기가 힘들 정도였고, 어깨는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단단함으로 뭉쳐 있었다. 급한 대로 회사에 있는 지팡이 안마기로 눌러봤지만, 한두 번 해서 풀리지 않았다.

그동안 이걸로도 충분히 잘 썼는데 요즘 스트레스도 있고 바쁘기도 해서 그런가 싶었다.
한 주를 보내고 금요일, 다다음 주 출장에 입을 정장 비슷한 옷이 없다는 걸 깨닫고, 동남아에서 입을 얌전한 옷을 찾아 아이파크 몰에 갔다. 그렇게 뒤지고 뒤져서 디게 얇은 원피스 하나 사고 만족했다. 10일 출장에 옷 하나 사고 지쳐버린 내 마음이란…
옷 쇼핑에 지친 날 위로하기 위해 영풍문고를 들러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초소형 무선 마사지건을 봤다. 운동 후 근육통에 시달릴 때 PT 선생님이 한두 달에 한 번씩 마사지건으로 잘 풀어주셨는데, 매우 만족했었다. 그때 그 마사지건을 사고 싶었지만 가격이…

이 마사지건도 저렴한 편에 속하고, 제일 좋다는 테라건은 7-8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아마존에서 직구하면 7-80만 원짜리는 4-500달러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자주 근육이 뭉치거나 어깨가 결리는 편이 아니라서 그렇게 돈 주고 사기에는 망설여졌다.
다른 마사지건을 선뜻 사려고 하지 않았던 이유는, 선생님의 테라건 예찬론 덕분에 다른 건 비슷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가끔 필요할 때 쓰기에 마사지건의 부피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초소형 마사지건은 매우 작았다.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니 할 말 다 했지. 게다가 현장에서 잠깐 작동해 봤는데 진동도 꽤 셌다. 센 마사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면 내 필요를 충족하겠다 싶어서 샀다. 가격은 5만 원밖에 안 하니, 이 정도는 함 질러 볼 만한 가격 아닌가 싶었다.

구성품은 단촐했다. 헤드 4개, 본품, 충전선, 한 장짜리 설명서, 그리고 케이스. 이번 출장 갈 때도 가져가려고 했는데, 이 케이스만 가져가면 간단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내내 저녁만 되면 다리가 부었는데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간간히 이걸로 3-5분 정도 마사지해줄까 싶다.
기본 스펙/장점
1. 작다 & 가볍다
구매한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작고 편하다. 무게는 실제로 재 보니 260그램 정도였고, 손에 쥐고 어깨에 대었을 때도 커서 파지하기 힘들다거나 원하는 각도가 안 나오지 않았다. 이미 방의 큰 공간은 덕질템이 차지하고 있으니, 이런 사소한 생활템은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 자주 여행하진 않아도 이런 게 있으면 가져가기도 부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두 번의 일본 덕질 여행과 한 번의 미국 여행 때 이게 있었다면 하루 2만 보 이상 걸어다닌 날에 조금 더 피로를 풀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숩네 아수워~ 미리 샀어야만!!!
2. 힘이 좋다
진동 단계가 3단계까지 있는데, 진동의 세기 단계라기보다는 분당 진동 수의 단계인 것 같다. 큰 마사지기라면 진동 수가 늘어날수록 더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마사지건 크기가 작고 내가 누르고 있는 힘도 세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1단계로 쓰고 있다. 굳이 3단계로 한다고 더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잔진동이 더 심해진다고 느낄 뿐이었다. 효과에 비해 배터리 소모도 더 심하니 3단계로 쓸 이유를 아직까지는 못 찾았다.
3. 조작이 간단하다
버튼 하나로 1, 2, 3단계와 전원을 켜고 끄는 기능을 작동한다. 이보다 더 간단할 수 있나? LED도 불 1-3개로 단계와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니, 더 숙지할 것도 없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데 단순해서 좋다.
단점
1. 배터리 잔량 표시
배터리 잔량을 알 수 없다. 900mAh이니 한 번 쓰면 무조건 충전한다. 그나마 충전선을 꼽아야만 깜빡이는 LED를 보고 33%, 66%, 100% 충전 레벨을 확인할 수 있다. 설명서에는 2시간 충전, 3시간 사용 가능하다고 하지만, 막상 10분 정도 쓰고 충전기를 꼽으면 언제나 불은 한 개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실제로 3시간을 쓸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2. 싫어하는 표면 재질
표면이 고무 코팅되어 있어 그립감이 좋다. 다만, 이런 표면은 시간이 지나면 열화되어 끈끈해져서 선호하지 않는다. 예전에 매우 좋아하던 손거울의 표면이 이런 재질이어서 잘 쓰다가 너무 오래 사용하니 점점 끈끈해지고 검은 이물질이 손이며 옷에 묻어서 결국 버렸다. 열화 후 끈끈이 제거하는 법이 유튜브에 나와 있지만, 결국 재코팅을 해 줘야 한다고 한다. 쯧… 불편해.
3. 허접한 마사지 헤드들
튼튼하긴 한데, 사출 마감이 그리 좋지 않아서 좀 싼 느낌이 없잖아 있다. 동그란 볼 타입 헤드는 특유의 본드 냄새가 생각보다 강하다. 며칠 환기시킨 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이런 허접함은 기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첫 간단 사용기
만능 기기는 아니지만, 결린 어깨는 확실히 풀어주었고, 동생도 스파이럴 헤드로 엄지와 중지 사이를 마사지하고 볼 헤드로 종아리를 마사지하더니 매우 만족해했다. 마사지를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 딱 나에게 필요한 정도만 마사지를 해주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충동적으로 오프라인에서 49,500원 주고 샀지만, 쿠팡에서 사면 훨씬 싸다. 무신사에서 사도 충분히 싸다. 내 사랑 지마켓에서 사려고 보니까 49,900원이 제일 쌌다. 쿠팡보다 더 싸게 사려면 알리익스프레스지만, 이미 5만 원 미만인데…?
그리고! ODM 방식인지 allo에서도 동일한 디자인과 기능의 상품을 비슷한 가격에 팔고 있다. 알게 뭐냐, 나는 만족하니 됐지 뭐.
아무튼 잘 샀다템! 흡족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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