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ㅁㅁ기자는 취재 외근이고, 오후부터 본부장은 팀장을 두 번씩이나 불러서 단 둘이 뭔가를 얘기했다. 나올 때 나에게 눈짓을 주지 않는 걸 봐서 분위기가 싸하다고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팀장이 ㅁㅁ 기자에게서 뭔가 들은 게 없냐고 물어왔다. 었지…
결론적으로 그 팀 부장이 ㅁㅁ 기자 못 보내겠다고 통보했다더라. 부장의 의견이 그렇다면 본부장급에서 서로 대화를 하거나 총무부를 끼워서 이동 시키려는 노력도 없이 우리 본부장은 거기에 그렇게 수긍하고 ㅁㅁ 기자에게 연락을 했다.
내가 ㅁㅁ 기자에게 연락했을 때 그는 이미 체념한 상태였다. 팀장님과 나는 연말까지 두고 보자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안다. ㅂㅂ 부장이 얼마나 못됐는지.. 그럼에도 ㅁㅁ 기자만한 인재를 어디서 데려오겠냐. 이사장님도 목사직 보유에 영업을 뛸 만한 사람은 우리 회사에서 구인을 해도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회사가 우리 팀에 기대하는 매출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인재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화요일
ㅇㅈ이 회사에 왔다. 회의 끝나고 다급하게 7층에 가서 짧게 인사를 나눴다. 얼굴이 항암 때문에 살짝 부은 건지, 아니면 살이 찐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크게 병색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면역 항암을 마치고 편도에 남아 있던 암 조직을 제거했다고 한다.
방사선 치료를 바로 시작해야 하지만 체중이 너무 빠져 치료를 미뤘고, 당분간은 지켜보기로 했단다. 두 달에서 네 달 간격으로 추적 검사를 진행하며 상황을 살피고, 괜찮으면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듯했다. 아니면 적당한 시기를 잡아 방사선을 시작하려는 걸까. 여하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면 그렇게 지내기로 했다. 이 때문에 당장 회사 복귀는 어렵게 되었고, 임시로 예조를 이끄는 ㅅㅁㅇㅅ팀 ㅇ 목사님이 계속 맡게 되었다. 부디 치료가 잘 마무리되고 건강도 회복되어 회사에서 웃는 모습으로 다시 봤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좋아 보여서 마음이 놓였고, 이 감정이 결론이 되었으면 좋겠다.
ㅁㅁ 기자와는 어제 ㄱ부장이 반대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보광동으로 올라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우선 기대하지도 않았던 ㄷㅎ 팀장의 이름이 언급되었다. “좋은 쪽으로?”라고 물었지만 대답은 “아니”였다. 짜증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허공에 주먹질을 했다. 설마 반대를 했을까 했는데, 진짜로 반대했었다.
그전까지 부장은 가면 보내겠다는 마음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ㅁㅁ 기자에게 결정해서 알려 달라고까지 말하지 않았겠는가. 못미더운 부분은 ㄷ본과 얘기하라고까지 하면서 말이다. ㅁㅁ 기자에게는 이 팀으로 오면 ㅁㅅ보다는 승진의 기회도 더 있을 거라고 얘기했단다. 확실히 ㄷㅎ 팀장, ㅎㅎ 팀장이 있는 한 ㅁㅁ 기자가 팀장이 되기에는 요원해 보였다.
그랬던 부장의 마음을 돌려놓은 건 ㄷㅎ 팀장의 “이러다 우리도 ㅅㅁㅇㅅ 꼴 난다”라는 말이었다. ㅅㅁㅇㅅ팀 ㅇ 목사가 임시 파견된 후 팀원들의 업무가 과중해 울기도 하고, 결국 계약직을 뽑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ㄷㅎ 팀장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ㅁㅅ도 후임을 제대로 뽑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던 것 같다. ㅁㅁ 기자도 어느 정도 그 생각에는 수긍했다. 자기가 수술을 위해 휴직했을 때도 외주만 진행했지 계약직이나 상주 직원은 뽑지 않았다는 거다. 이번에도 그렇게 이어갈 수도 있다는 거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부장이 제정신을 차린 것 같다고 했다. 주말까지 고민하고 답을 달라던 부장은 토요일에 전화해 40분간 “나는 네가 간다 안 간다와 관계없이 무조건 못 보낸다. 그래도 갈래? 네 선에서 철회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ㅁㅁ 기자는 “팀을 위해서 네가 남아주면 안 되겠니?” 같은 회유의 말도 아니고, “철회하라”는 종용이 너무 무서웠다고 한다. 기자는 이미 애둘러서 가겠다고 의지 표명을 했음에도 계속 “그래서, 가겠다는 거야?”라며 답을 요구했단다. ㅁㅁ 기자는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 하고 ㅈㄱ 팀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ㅈㄱ 팀장은 일단 말을 맞춰야 하니까 ㄷ본에게 연락해서 사정을 얘기하라고 했다. ㄷ본은 ㅁㅁ 기자에게 우선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라고 답변하라고 일렀다. 그의 시나리오는, ㄱ부장과 ㅅ본이 반대를 하면 그 결론을 이사님에게 보고하고, 이사님이 ㅁㅁ 기자를 불러 그의 의중과 계획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코칭을 받고 주일 저녁 부장님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부장은 웹매거진에 대해 “ㅁㅅ 기사만 재조합해서 노출시키는 건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ㅁㅁ 기자는 “그렇기도 하고, 자기가 한두 꼭지 정도 글을 쓰거나 누군가에게 원고를 부탁할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후에 기자가 추측하길, 이 웹매거진이 ㅁㅅ과 경쟁지가 될 거라는 우려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못 보낸다고 말할 때 부장은 “난 ㅁㅅ만 생각할 거야”라고 했다. 자기 팀만 생각하고 회사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사람이 과연 차기 본부장의 자질이 있는 걸까 싶었다. 그렇게 본부장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던데.
웃기게도, 월요일에 ㄷ본, ㅅ본, ㄱ부장이 모여 회의를 하고 예상대로 반대 의견을 이사님께 전달했더니 이사님은 “어쩔 수 없지”로 끝내셨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ㅅㄷ 그랬을 때 ㄷ본이 그럼에도 ㅁㅁ 기자 대체자를 찾기 힘들다고 한 번 더 어필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어르신 공포증이라도 있는 건지 그 말에 한마디도 더 못하고 나왔다. ㄷ본은 오후가 되어 ㅈ팀장에게만 눈짓을 줘 불러들여 사정을 얘기했다. ㅁㅁ 기자도, 우리 팀도 모두 곧 인사이동이 있을 거라고 들떠 있었는데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ㄷ본은 ㅁㅁ 기자에게도 문자로 불발되었음을 알렸다.
이 모든 내용을 바로 오늘 점심을 먹으며 듣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ㄷㅎ 팀장)이 깽판을 놓은 것, ㄱ부장이 공감 1도 없이 기자를 겁박하듯 다그친 것, 이사님 앞에서 부장의 반대 의견만 그대로 전달하며 인재를 놓친 본부장의 미흡함. 이 완벽한 콤보가 이번 사태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더해 이사님을 포함 아무도 영업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답답했다.
ㅁㅁ 기자는 마음이 놓였는지 자기가 지금까지 구상한 웹매거진과 콘텐츠 큐레이션 아이디어를 쏟아놓았다. ㅅㅍ의 주해들을 조합해 창세기부터 차례대로 주석책/웹매거진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였다. ㅅㅍ에 있는 주해가 생각보다 괜찮다고 한다. 이걸로 새벽예배를 완벽히 커버할 순 없지만, 참고서로는 충분하다고 했다. 하우주석을 함께 엮어 전면에 배치하고, 부족한 검색 기능을 큐레이션으로 보완하면 목회자들은 만족할 거라고 했다. 필요에 따라 ㅅㅍ 편집장인 김부장님과 상의해도 좋을 거라고 했다.
그 외에 목회자 전용 큐레이션 코너를 만들어, 상가 교회 개척, 청소년 사역, 교회 치리 등 목회에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면 더 좋을 거라고 했다. 바이블웍스나 로고스만큼은 아니어도 설교와 목회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플랫폼이 될 거라는 확신이 보였다. 이런 부분은 자기가 아니더라도 진행할 수 있으니, 2025년쯤 시도해 보라고 했다.
영업 쪽으로도 이야기를 나눴다. ㅁㅅ과 생플을 엮어 큐레이션 웹매거진을 만들고, 목회자에게 기고를 요청하거나 광고를 실어주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교회 후원을 받아 웹매거진 내에 광고/홍보를 실어주고, 후원금으로 선교사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었다. 조목사님 후원만 기다리는 지금의 상황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수요일
무인양품에서 책상 정리를 위한 서랍과 아크릴 장식장을 샀다. 그리고 저녁에 함께 먹을 케이크도 샀다. 그냐우잘 쉬었다.
목요일
팀장님과 ㅁㅎ가 없어서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오랜만에 오디오북 제작 업무를 하는데 새로운 편집/제작 방식을 거치느라 오전동안 한 작업이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워크플로우를 고민해봐야겠다. 출간일을 언제로 하기로 했더라…
금요일
목요일에 약간 빈둥댔더니 오늘 할 일을 오전에 몰아치게 됐다. 이번 주 실은 옵시디언 활용에 빠져있다. 2025년 새롭게 내 삶을 정비하고 싶어서인듯 하다. 그리고 할 말이 많아지는 요즘 워드프레스에 글을 쓰는 것도 불편해졌다. 워드프레스 글을 워드프레스 코드 전체를 복사해 챗 지피티에 교정을 돌리다보니 일이 번거로워졌다. 동시에 다양한 주제를 두서없이 쓰다보니 좀 더 아카이빙 개념으로 글을 쓰고 싶어졌다. 특히 인형제작기처럼 장기로 글을 써 모아야 하는 포스팅을 좀 더 시각적으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앱을 원했다. 실제 제작과 기록과 퍼블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 대한 정비는 옵시디언과 파라 정리법으로 맞춰 나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ㅡㄹ로그 글은 옵시디언 플러그인으로 해결했다. 앞으로 네이버 블로그도 연동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국 플랫폼은 워낙 폐쇄적이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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