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밥: 가여운 내 귀
교회, 회사 수요 예배, 콘서트, 뮤지컬에서 스피커로 나오는 큰 소리가 귀에 너무 아프다. 특히 성량 좋고 목소리가 낭랑한 보컬일수록 더 그렇다. 드럼 소리 중에서는 스네어가 유독 귀를 찌른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공연 중에는 고개를 숙이거나 귀를 막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귀를 막는 건 매너 없는 것 같아 기침하는 척 얼굴에 손을 갖다 대며 남몰래 엄지로 귀를 막은 적도 있다.
청각과민증인가 싶었지만, 평소에는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낸다. 다만 특정 헤르츠에 더 예민한 것 같긴 하다.
오늘 회사 시무식에서 앞자리에 앉은 동료가 귀에 작은 이어플러그를 착용한 걸 봤다. 예전에 소음 감소 이어폰 같은 제품을 봤는데 그건가? 마침 성량 좋은 팝페라 쿼텟의 특순이 있었는데, 어찌나 목소리가 낭랑하고 좋으신지 귀가 너무 울렸다. 게다가 조화로운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이상한 주파수 소리까지 섞였다. (아시죠? 그 이상한 진동 소리…) 그때부터 그 동료에게 귀에 뭐 꼈냐고 물어봐야겠단 생각만이 날 지배했다.

이렇게 정보를 얻어냈다. 역시나 내가 알고 있던 제품이 맞다. 원래는 보스-빠인 만큼 보스슬립버드를 사고 싶었다. 30만 원이나 하지만 수면용 음악도 따로 제공하고 알림도 되니 가능하면 사려고 했다. 하지만슬리립버드는 품절이었다. 재입고 계획은 없는 것 같으니 단종인가 보다. 룹으로 마음에 돌릴 수 밖에.
룹 공식 판매 페이지(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 들어가니 1월 2일까지 세일을 한다고 했다. 근데 속았다 1월 3일에 다시 들어가 보니 여전히 20% 세일 중이었다 ㅜㅜ

어제 본 화면

오늘도 동일한 가격
리뷰 검색 및 비교
아무튼 마지막 세일이라는 말에 홀려서 오늘 사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아봤다. 크게 세 가지 종류 (콰이어트, 인게이지, 익스피리언스) 가 있는데, 수면용, 일상 생활용, 공연장용으로 만들어졌다. 동료가 왜 익스피리언스를 샀는지 이해가 됐으나 일상에서도 겸용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게이지도 훑어 봤다. 인게이지는 룹이 투명해서 착용하면 은은하게 예쁠 것 같았다. 반면 익스피리언스는 반짝이는 메탈 표면인 것이 신경쓰였다. 물론 동료가 꼈을 때 보니 매우 작고 옆머리로 귀를 가려서 착용 여부를 거의 알아챌 수 없었다. 그럼에도 최대한 티가 안 나는 제품을 원해서 인게이지를 두고 고민했다. 결국 평소에는 노캔 이어폰 쓰면 되고 필요하면 익스피리언스도 일상생활에서 끼면 되겠지 싶어 선택했다.
모델을 정했더니 이젠 컬러 고민이 시작됐다. 최대한 무난한 걸 사고 싶은데 실버는 싫고 블랙은 너무 검고, 골드는 너무 노랬다. 여기부터는 유튜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착용샷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룹이 작아도 내 귀에서 검거나 노란 무언가가 반짝거린다고 상상하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가장 피부색과 비슷한 로즈골드가 귀에 꽂으면 어떻게 보이나가 제일 궁금했다.
해외 유튜버 중 로즈골드를 언박싱하거나 착용한 영상을 올렸기에 해당 영상을 참고했다.
룹 전 제품
착용샷
그리고 착용기은 영디비의 익스피리언스 간단 사용기를 참고했다. 콰이어트도 2019년부터 써 왔던 사람이다. 영디비는 수 년 전부터 알고 있던 오디오 관련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자 오디오 기기 판매자다. 오디오 측정 리뷰(예시)를 하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일 거라는 믿음이 있다.
8개월간 사용했다는 점과, 그가 나열한 장점은 내 판단에 확신을 주었다. 궁금한 건 소음 감소가 인게이지에 비해 1db밖에 더 줄여주지 않는데 그렇다면 인게이지도 대체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다. 써 봐야 알겠지. 아무래도 콰이어트는 대체하지 못할 것 같다.


결국 마음 급한 나는 이어플러그를 사 버렸고 38600원에 배송비 3000원을 더해 41600원을 결제했다.
헛짓
다음 날 세일이 1/13일까지 이어진다는 걸 알고 익스피리언스 구매를 취소하고 스위치로 갈아타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배송이 되었다고 구매 취소는 안 되고 환불 또는 교환을 하란다.일단 익스피리언스를 써 보고 맘에 들면 계속 쓰고, 업무에서도 써야할 것 같으면 그 때 스위치를 다시 고민하기로 했다. 3가지 모드를 다 써 볼 수 있는 게 매력이긴 하지만 여러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선뜻 또 사려고 하니 망설여졌다. 1) 익스피리언스보다 좀 더 뚱뚱해서 눈에 아주 약간 더 잘 띈다는 점 2) 콰이어트처럼 실리콘 재질이 아니어서 옆으로 자는 사람(나)은 불편하다는 점 (근데 난 또 잠은 잘 자..) 3) 콰이어트 모드 안 쓸 거면 굳이 인게이지 모드 때문에 8만 원 가까운 스위치 사느니 예쁜 인게이지 사지 라는 마음 4) 비싸다는 점.
그려… 그냥 익스피리언스 쓰는 겨…
수령 및 언박싱

솔직히 마음 급해서 받자마자 외출 중에 뜯었다. 그리고 잠시 사용해 봤다. 첫 사용기는 조금 부정확한 게 내가 귓구멍이 작기 때문에 무조건 XS 이어팁을 껴야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개 이런 형태의 이어폰은 내 귀에 잘 맞지 않아 빠저나오기 일쑤다. 그럼에도 룹을 산 이유는 귓바퀴에 끼우는 고리가 이어플러그가 귀에서 빠지지 않게 지지해 줄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여하튼, 박스를 열면 이렇게 생겼고 가운데에 룹 이어플러그 케이스기 껴 있다. 물론 지금은 빼 놨고…

이어팁을 빼고 뒷에 깔린 매뉴얼을 빼면 박스 하단에 뭐라고 써 있는데 솔직히 안 읽힌다. 글자가 너무 작다.


설명서는 심플하다. 한글 설명서가 없는 게 아쉽다만 별 거 없다. 1) 이어팁 교체 방법 2) 룹 세척 방법 3) 룹 착용 방법 4) 룹 구조 설명 5) 맞는 이어팁 사이즈 찾기 정도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다.
설명서 종이는 고무 코팅을 해서 미끄럽지 않고 마찰력이 있다.

XS를 끼운 이어폰의 모습이다. 생각보다 매우 작다. 이어팁 찾기 설명에 보면 귀에 꼈을 때 빠져나오면 한 사이즈 큰 거를 끼워 보라고 했다. 스타필드에서 시착해 봤는데 귀에 잘 들어가서 XS가 맞다고 생각했는데 헐겁게 빠져나오고 차음도 잘 안 되긴 했던 것 같다. 이 리뷰를 쓰면서 S로 바꿔봤다. 그랬더니 차음력도 높아지고 착용감도 안정적이었다.

콰이어트와 달리 인게이지와 익스피리언스는 룹 안에 소리를 통과시킬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이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소리가 이어플러그 안에 내장된 필터를 통해 소리를 감소되어 귀까지 전달되는 것이다. 익스피리언스 같은 경우 주변 소음 필터와 전체적인 음량을 줄여주는 필터가 있다고 했던 것 같다. (하도 이것저것 읽어서 기억이 부정확…)
착용 및 간단 후기


귀에 맞는 이어팁을 꽂은 후엔 매우 안정적이었다.
사용 소감
스타필드 현대자동차 쇼룸에 갔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차문을 열고 닫는 소음이 매우 심했다. 아버지는 공차기 하는 것 같다고 하셨고 나와 엄마도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먹먹한 진동이 불편했다. 그때 이 이어플러그를 껴 봤다. 비록 이어팁이 미스였긴 했는데 차문을 닫는 압력과 진동으로 느껴지는 불쾌함이 어느 정도 감소했다. 퍽퍽 거리는 소리도 약간 감소해 견딜만 했다. 익스피리언스는 공연용 이어플러그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게 왁자지껄하고 차문 여닫는 소음이 난무한 곳에서도 충분히 대화는 나눌 수 있었고 귀아픔도 아주 약간 감소시켜 주어서 만족했다.
진짜 사용기는 아마 진진 공연이나, 그 전에 예매해 둔 알라딘 공연에서 진가를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어플러그 #룹익스피리언스 #소음감소 #청각보호 #공연리뷰 #이어플러그추천 #음악감상 #생활소음 #소음방지 #리뷰공유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