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이 공연이 곧이다. 스탠딩에서 조금이라도 덜 피곤하려면 어꺠에 짊어질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어깨에 메는 가방은 숄더백(토트백) > 크로스바디 > 슬링 > 백팩(배낭) 순으로 어깨에 무리가 덜 간다고 생각한다. 숄더백은 자세에 정말 좋지 않고, 크로스바디는 무겁게 오래 메고 있으면 승모근에 무리가 온다. 슬링은 뒤로 메면 괜찮은데 앞으로 메면 어깨와 견갑골 쪽에 스트레스를 가한다. 백팩은 등을 커버하고 있는 면적이 넓어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땀 배출이 어렵다.

토트, 슬링, 크로스바디 다 벨로이에서 사 본 사람

백팩은 팩트 Pakt에서 사 본 사람
무엇보다 이 모든 가방은 메고 뛸 수록 어깨에 무리를 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새 가방을 사야지! 그것도 메지 않는 가방으로. 그런 게 있는가? 캐리어 같은 여행용 가방 아니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럴리가. 80-90년대를 살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힙색, 패니팩, 벨트백 등으로 불리는 허리가방이 있다.

이 정도로 화려하진 않았지만 나도 꽃무늬 쫄바지에 운동화, 티셔츠를 입고 힙색을 메고 연하늘 인조 털 코트를 입고 디즈니랜드를 누비는 국민학교 때 사진이 있다. 저때는 진짜 저게 유행템이었다. 90년대 미국 가서 노랑머리 백인 언니들이 저러고 다니는데 얼마나 예뻐 보였는지 아는가!
그때 생각을 하며 덕메와 힙색을 뒤지다가 너무 예쁜 패니팩을 찾았다.

너무 예쁘고 사고 싶었는데 허리에 차기 커 보였다. 저 정도 되어야 로봉이도 들어가고 내 카메라도 들어갈 텐데…. 게다가 가격이 17만 원이었다. 음… 이미 저만한 슬링이 있는데 저 돈 주고 또 산다? 그건 아닌 거 가터…
결국 다시 Bellroy로 돌아가서 질러 버렸다.

Laneway Belt Bag ₩99,000
힙색의 유행이 8,90년대처럼 폭발적이진 않지만 2020년대 들어 뉴트로와 함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진작에 알았으면 똘이 순이 산책시킬 때 슬링이 아니라 힙색을 사는 건데… 싶지만 벨로이도 겨우 두 개의 벨트백을 1-2년 전에 출시했다.
자 여기부터 본격적인 리뷰 들어간다! 그러나 신나서 막 찍어서 선명한 사진이 없음….

평소 9리터 크기 가방에 비해 이 가방은 매우 작다. 용량이 2리터 밖에 되지 않는다.

재질은 나일론이다. 50%는 어망을 재활용해서 만든 거라고 한다. 패니팩이 얼마나 인기가 덜한지 (없지는 않다) 이번 벨트백은 리뷰 영상도 많지 않아서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벨트백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결국 이메일로 문의하고 내 허리 치수 재 보고 결정했다.

주 수납공간은 두개의 포켓이 있는 것 빼곤 단촐하다.

가방 뒷편에는 납작한 핸드폰이나 여권을 수납할 수 있는 보조 공간이 있다. 수납은 이 정도가 다다.

내부 사이드 포켓이 잘 늘어나서 좋다.

벨트 백이라 최대한 줄이면 이 정도 된다. 눈으로 보기엔 너무 큰 거 아닌가 싶지만 놀랍게도 허리에 잘 맞는다. 허리라기 보단 골반, 또는 바지 위로 메기 때문에 28인치까 길이까지 줄여지는 벨트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하면 더 늘려서 슬링처럼도 멜 수 있지만, 난 슬링이 많다구.

버클은 벨로이의 유명한 자석 버클. 한 번 채우면 억지로 풀려고 하지 않는 한 풀릴 일이 없다.

넉넉하다고 할 순 없지만 진짜 지이이이이이인짜 essential만 넣어서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진진이 콘서트에 로봉이 들고 갈 수 없겠다. 로봉이는 목에 메고 갔다가 콘에선 손에 쥐고 뛰어야겠네.

자, 내 소지품을 쑤셔넣어 볼까나!!!

일단 뒷면 보조 포켓에 핸드폰+맥세이프 카드지갑 넣고… 잘 들어간다.

앞면에 남은 물건이 다 들어갈 거 같지 않다. 콘서트에 들어갈 물건을 선별해야 한다.

그래도 바닥에 폭이 꽤 되어 타이트한 공간은 아닌 게 위로가 된다.

내 무인양품 파우치를 넣어봤다. 이거 넣으니 다른 무엇도 더 들어가지 않는다. 빼야겠다.

콘서트엔 무조건 카메라지…

일단 들어감. 메인 포켓에 안착!

보조 배터리 들어감. 사이드 포켓에.

케이블 넣어야지. 옆 포켓에 넣어야겠다.

마이크도 넣어야지. 아 근데 아직도 이 마이크 쓸 줄 몰라서 음질이 불안정하다.

케이블과 함께 포켓에 수납하니 잘 들어간다.

사람다워 보이게 할 립스틱과 립밤을 챙겨야지.

립밤은 배터리 옆에, 립스팅은 메인 수납공간에 올려둔다.

아 맞다 이어플러그… 이거 세상 꿀템. 내 귀는 소중하니께…

왼쪽 포켓에 넣었다가…

열쇠 줄에 꼽는다. 한국은 열쇠를 잘 안 쓰지만 다른 나라는 여전히 열쇠를 잘 써서 저런 열쇠줄을 꼭 준다.

이렇게 넣어도 약간의 여유가 있다.

지퍼도 잘 닫긴다. 그나저나 이번 지퍼 되게 부드럽게 잘 열리고 닫힌다. 지난 슬링들은 방수 기능 때문에 좀 뻑뻑한 면이 있었는데 이 벨트백은 일상용이어서 그런지 방수용 ykk 지퍼를 빼고 일반 지퍼를 넣어준 거 같다. 훨씬 마음에 든다.

산하를 보러 갈 땐 여기에 미니 삼각대를 더 넣었고, 지퍼에는 치즈딴이를 메고 갔다. 서 있을 때는 앞으로 차고, 걸어다닐 땐 뒤로 차면 다허리나 다리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 되게 맘에 들었다.
아마 진진이 콘서트에는 메인 가방을 들고 가서 입장할 때 콘 필수품만 벨트백에 옮겨 담아 (아님 미리 담아) 들어가야 할 거 같다. 들어갈 땐 점퍼도 벗고 들어가야 할 테니 짐 보관소는 필수로 이용해야겠지.
엄마에게 자랑했더니 전대냐고 하지만, 알게 뭐냐, 내가 맘에 드는데. 색도 다시마 색이라고 하는데 아마 어망 재활용했다고 그렇게 잉름을 붙인 것 같다. 제기럴 그냥 올리브 색이라고 해 주지. 청바지에 예뻐요. 이번 봄까지 잘 차고 다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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