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하루 연차를 냈더니 그 사이에 또 다른 얘기가 오고 갔다.
상관도 없는 잡지영업본부장이 영업본부 팀장 하나를 우리 팀에 추천을 했단다. 뭐래, 싶었고 본부장의 추천은 결국 없던 얘기가 됐는데 이걸 계기로 여차저차 해서 아예 플랫폼 매출을 위한 영업팀을 새로 꾸리는 논의가 윗선에서 되었다. 그렇게 되면 팀장급이 타본부에서 오고, 지난 주에 면접 본 신입사원이 합류하고, 본부장이 주도해서 영업을 이끌어나가게 될 것이다. 원래 신입사원은 우리 팀 소속으로 B2B를 맡을 예정이었는데 아예 분리가 되는 꼴이다.
팀장은 팀이 새로 생기는 것에 큰 불만은 없었다. 다만 신생팀이 생긴다면 그 팀에게 어떤 업무를 배분하고 역량을 키워나갈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내가 부장이 맡던 팀을 맡게 되는 것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자 나에게 맡겼던 자신의 기존 업무를 되가져오는 것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2월부터 나에게 차근차근 인수인계를 해 줬어야 하는데 이 사달이 나면서 각자 닥친 일만 하기에 바빴다.
나도 팀장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내가 과연 팀장이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YB가 옆에서 많은 부분을 담당할 거라고 해도 내라 아이들이 우러러 볼 수 있는 리더일 수 있을까? 나 야근해야 하는 거 아니야? 싫은데???? 나 부업도 있는데?? 근데 그럼 제 시간에 부장의 업무를 다 해낼 수 있을까?
우선 팀장은 나를 옆 팀으로 보내면서 지난 시간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팀간 소통의 단절을 없애자고 얘기했다. 소통의 단절은 사이가 안 좋아서라기보단, 부장이 물리적으로 부재함으로 생기는 업데이트의 지연 및 공유 기회 실종 때문이었다. 그리고 팀장이 졸라야지만 하는 월간 미팅도 거의 서로 일방적으로 각자의 업무 현황 보고 정도 였기 때문에 그 부분을 좀 더 함께 조율해 갈 수 있는 체계로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결국 그렇게 하기 위해선 같이 만나는 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 늘어지는 회의의 비효율성을 극도로 싫어하지만 (특히 부장과 팀장의 주변 얘기가 길어지는 경우) 그럼에도 회의 없이는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안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회의를 추구해야겠다. 우선 팀장에게는 주 1회 서로의 현황 파악과 조율해야 할 이슈 체크 정도를 위한 짧은 회의라면 의미있겠다고 했다. 매주 1시간 이상씩 회의를 진행하긴 여려울 것 같다고. 팀장도 동의했다.
나는 아마 4급 팀장으로 직책만 올라갈 거라고 했다. 3급 승진은 정식 인사발령 시기 때 할 거라고 했다. 그때 아마 인사평가도 반영이 될 거라고 했다. 우리 회사에 인사 평가라는 게 있었나? 싶었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사람이 날 지켜 볼 거라고 했다. 갑자기 부담이 되었다. 너무 피곤하다. 내가 이렇게 심판대에 오르게 될 건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날 그렇게 특별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동안 내가 리더의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우… 그래서 사람들이 3급 부팀장이 제일 좋다고 했던 건가… 부담 되네…
그럼에도 이번 기회를 그냥 차 버리고 싶지 않다. 내 역량이 모자라더라도 시작하고 싶고, 끝내 해내고 싶다. 콘텐츠 기획을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고 부장이 인수인계 하는 것 받은 후에 내 위치를 확실히 파악해야겠다. 그때 내가 확실히 모르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겠지. 그 후엔 각 팀원들을 만나야 하는데 난 말이 많은 스타일도 아니어서… 그들과 부디 잘 지낼 수 있길…
그나저나, 오늘 디자이너 면접까지 봤는데 업무 능력은 예상 외로 좋았는데 소통이 약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면접자도 가능성이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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