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응대했던 고객 문의 중 한 명이 이메일로 강하게 불만을 표하며 구독 취소를 요구했다. 동시에 종이책 배송을 요청했다. 내가 이 고객의 응대를 얼마나 잘못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리자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하루 만에 평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의가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모든 문의가 같은 이슈를 설명하고 있었다.
책을 잘 보고 있었는데 “다운로드 실패”라는 에러가 뜨면서 책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로그아웃을 해봐도, 앱을 삭제 후 재설치해 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밤이 늦은 시간이라 당장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해당 문제를 아침 8시에 담당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예약 메시지를 설정해 두었다.
그런데 자정 10분 전에 퇴사한 부장이 해당 문제를 발견하고 단체 채팅방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외주 개발사에도 같은 문제를 이메일로 전달하며 확인을 요청했다.
이미 퇴사한 사람이 여전히 회사 문제에 끼어드는 것이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동시에 그 사람의 연륜 덕분에 문제를 원인 가능성 중 몇 가지를 rule out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고맙기도 했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관리해야 할 부분일 수도 있었는데, 나는 그런 접근 방식을 떠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고객 응대 또한 내 업무였는데, 고객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너무 일반적인 답변을 드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고객의 설명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내 탓이라고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일 현 부장과 이야기할 것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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