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는 오늘 일본에 떠나고, 나는 드디어 진진을 만나는 일정이다.


서로 각자의 스케줄을 소화하기 전에 근처에서 가볍게 아침밥을 먹기로 했다. 호텔 앞에 오래된 체인점(도토루였나?)에 가서 치즈 토스트와 커피를 시켰다. 맛있는 걸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여유롭게 아침을 시작하는 것도 꽤 좋았다.

이 친구는 시부야로, 나는 도요스 PIT으로 가기 위해 긴자 4초메 역으로 갔다. 구글 맵에 의지했는데, 지도를 잘못 봐서 지하철역인 줄 알았더니 사실 버스 정류장이었다. 일본에 있으면서 Suica를 애플 워치에 넣고 다녔더니 정말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다.





공연은 3시부터였지만, 오전 10시까지 공연장에 와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진프 말로는 아마 그때쯤 진우가 리허설하러 올 것 같다고 해서다. 9시 50분쯤 도착해 공연장으로 가 보니, 엄청 큰 컨테이너박스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옆에는 축구장과 강이 보였다.

주변에 외국인이 많이 내려서 돌아다니기에 따라가 보니, 그 옆엔 플랜의 메이드 모시기 빌딩이 있었다. 지난 일본 여행에서 거니와 로마가 블로그 협찬으로 갔던 그곳이다. 바로 옆에서 진우가 공연을 한다니!!!
결론적으로 진우를 직접 보느냐 못 보느냐 했는데, 난 입구에서 한 시간쯤 기다렸어도 리허설을 위해 왔을 법한 차량만 왔다 갔고, 진우가 타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본 듯 안 본 듯한 애매한 상황이 됐다.
기다리는 동안은 지루하지 않았다. 진프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친해졌다. 리허설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길래 “이제 포기하고 점심 먹으러 가자!” 해서 근처로 이동했다.

이 주변이 수산시장이라 스시집이 많았지만, 날 것을 못 먹는 진프 덕에 텐푸라집을 택했다.
https://maps.app.goo.gl/DARTcLu6xizLL7XV6?g_st=com.google.maps.preview.copy

그런데 메뉴가 인쇄물이 아니라 손글씨 메뉴였다! 난 일본어 읽는 속도가 느리고, 진프도 잘 못 읽어서, 진프는 파파고를, 나는 챗GPT에게 번역을 요청했다. 결과는… 챗GPT 승. 😎


나는 연어 가마구이 정식, 진프는 반건조 고등어 구이 정식을 시켰다. 텐푸라집에서 생선구이를 시키는 게 좀 웃기긴 했지만, 너무 기름진 음식 대신 이런 밥이 땡겼다. 결과적으론 대성공! 연어 가마구이가 적당히 기름지고 깔끔했다. 진프는 체구가 작아서 그런지 완식을 못 했다.
결제는 현금만 받아서 미안하게도 진프에게 돈을 빌렸다. 그리고는 깜빡 잊고 한참 있다가 이 글 쓰면서야 생각나서 갚았다. 심지어 이전에 진우 아돌 마지막 날 저녁값도 송금 안 한 걸 잊고 있었더라… ㅡ.,ㅡ;; 부랴부랴 둘 다 보내고 사과했다. 다행히 그도 까먹고 있어서 서운해하진 않았다. 이힛.
식사 후 돌아가는 길에 은행처럼 생겼지만 냄새는 안 나는 나무 열매가 우수수 떨어져 있었고, 나무 위에선 새들이 열매를 물고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무슨 나문지 정말 궁금했지만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진프는 낮공 연출은 해외 로하에게 양도받은 거라 접선이 필요했다. 웃긴 건, 그 외국 로하는 영어만, 진프는 일본어만 가능해서 내가 영어-한국어 통역을 했다. ㅋㅋㅋ 여기서 통역할 줄이야.
더 대박인 건, 그 외국 로하가 VIP 2열 중앙 자리를 무료로 양도해 준다는 사실! 정가 22000엔짜리인데 말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참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진프가 부러웠다. 난 2열 사이드인데…
그 로하는 홍콩에서 살지만 인도네시아인이래. 그리고 내가 트위터(X)에서 산 아스트로 멤버별 장난감 마이크 중 진진 마이크를 선물로 나눠줬다. 아싸, 내 거 망가졌었는데 잘 됐네~♡




MD 줄에 1시 전부터 서 있었는데, 역시 일본은 1시가 되기 전엔 절대 판매를 시작 안 하더라. 뒤에서 일본인들끼리도 투덜대는 게 들렸다. 그중 한 명은 내 가방에 달린 진진 배지를 보곤 ‘귀엽다, 어쩌다’ 수다 삼매경이었는데 듣다 보니 재밌었다.


MD를 무사히 사고, VIP 줄에 서서 일본 아로하 팬클럽 내역을 보여주고 입장 팔찌와 특전 포카를 받았다. 11000엔을 더 냈는데도 한국 팬클럽 특전만 못한 것 같아서… 한국 아로하를 더 아끼는 건가? ㅎㅎ

브이로그용 인증을 찍는데 뒤에서 누가 “아노… 키야호상?” 이러며 날 불렀다. 헉? 어리둥절했는데, 그분이 내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며 맞냐고 묻더라. 맞다고 하니, 나눔 선물을 주면서 잘 보고 있다고, 고맙다고 인사해 주었다. ㅋㅋㅋㅋㅋ 타국에서도 알아봐 주다니 감동! 우리 진진 많이 사랑해 주세효~~



한국에서 만났던 다른 로하들과도 인사하고 담소를 나누다 지쳐서, 그냥 입장하기로 했다. 입장 시 뭔가 토큰을 주길래 봤더니 음료 구매용이라고 한다. 600엔 강매다. 밥 먹고 편의점에서 물 사 왔는데! ㅜㅠ

다행히 전날 면세 환급금이 지갑에 있어서 그걸로 토큰을 사고, 콜라부터 차까지 5~6가지 중 고를 수 있었다. 한국처럼 물만 반입 가능한 게 아니라 좋긴 했지만… 그래도 아까운 느낌은 들었다.

팬 이벤트 슬로건까지 받고 들어가 보니, 2열이 진짜 개꿀이었다. 2열 우블이긴 하지만 극싸는 아니었고, 진우가 잘 보였다. 그래도 2열에서 오글(망원경)을 꺼내 보는 건 어쩔 수 없지. 춤추는 콘이 아니라, 진우 표정 보려면 계속 오글로 관찰해야 하니까. 촬영도 못하니 열심히 눈에 담아야지…

저녁공, 낮공 둘 다 사이드 좌석이라 이 날도 이어플러그가 필수였다. 진우가 밴드를 좋아해서 드럼과 베이스가 귀를 찢을 듯 시끄럽거든…
엄청 바쁜 진우는, 결국 한국과 같은 레퍼토리를 일본 공연에서도 했다. 게스트마저 같았다. 그럼에도 즐거운 이유는, 진우가 라이브를 진짜 잘하고, 일본 로하를 위해 어설프지만 열심히 외워온 일본어로 애교를 부려 주기 때문이다. 즉흥적으로 진우가 “次の曲,” 하면 로하가 “行き、行き、行きましょう~”를 따라 외치게 해서 빵 터지기도 했고. 본인도 재미있어하면서 우리를 너무 귀여워하니, 안 해 줄 수가 있나?



촬영은 안 된다고 했지만, 단체 사진 찍자며 진우가 “포토타임” 이라고 한 멘트에 그제서야 카메라를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래 촬영 중이었다. 다행히도 아무 제지도 없어서 조금 찍을 수 있었다. 한국 아이돌 콘이라 그런지, 규정이 있어도 엄격히 막진 않더라.
마지막에 진우가 “와 줘서 고맙다, 하이바이 세션이 있다!”고 했을 때, 난 “이 자식아, 11000엔 낸 우린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스탭 안내가 다시 들렸다. VIP는 하이터치 세션으로 변경! 끼야호!!!! 완전 개이득! 진우야 사랑해!!!!
하이터치에서 몰카를 시도해 보려 했지만, 조작 미숙으로 실패하고, 결국 진짜 하이파이브만 하고 나왔다. 어유 이 바보… ㅠㅠ
그렇게 신나서 진프와 합류해 꺅꺅거리다가, 저녁공을 위해 식사하러 갔다. 다시 신도요스역 쪽으로 이동해 이번엔 수산시장 근처 음식점들이 즐비한 블록을 둘러봤다. 역시 스시가 대부분이었고, 겨우 찾아낸 돈가스집은 이미 마감. 블록 끝까지 가서 본 적도 없는 카레 메뉴가 있는 곳을 발견했다.

이번엔 한국말 좀 하는 일본인도 함께해서 셋이 코코넛 생선 카레를 먹었다. 생선+코코넛이라니 처음 보는 조합이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서 맛있었다. 실험삼아 시켰는데 성공! ♡



배를 채우고 다시 공연장에 들어가는데, 또 음료 600엔 내야 해서 욕이 절로 나왔다. (음료 다 마시느라 방광이 터질 뻔)





저녁공은 7열이라 거리가 좀 아쉬워서 도촬을 시도해 봤다. 오즈모 포켓 3이 2배 줌 무손실 촬영이 된다고 해서 써 봤는데, 몇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1) 본체를 티셔츠 아래에 고정하니 발열이 심해 짐벌이 뻗는다. 2) 2배 줌도 멀더라. 3) 발열 때문에 너무 더움… 카메라 신경쓰느라 신나게 몸도 못 흔들었다. 쓸데없이 고생만 했네.
하이터치를 또 몰카로 찍으려 했으나 역시나 실패. 한국이 혜자긴 혜자구나… 여긴 저녁에는 스탭이 촬영을 꽤 제지해서, 내 앞줄 로하도 혼나고 진프도 낮공처럼 찍으려다 실패했다더라.

이제 귀가하려는데, 퇴근길 진우를 기다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진프는 차가 어떤 방향으로 빠져나갈지, 어디서 서야 진우가 가장 잘 보이는지 고민했다. 낮에 다리에서 공연장 뒷편이 보였던 게 떠올라, 거기 가서 카메라를 다리 난간에 자석으로 붙이고, 난 오글 들고 출입문을 감시. 변태 같았지만 뭐… 조금 있으니 흰 머리가 번쩍하는 무언가가 밴에 들어가는 게 보였다. “저게 진우인가?” 싶었고, 확신이 들자 모두 공연장 출구 쪽으로 뛰었다. 그때 좀 현타 왔지만, ‘일본에서 진우 보기 힘드니 이러는 거지’라고 합리화. 많은 일본 로하들이 도로변에 서서 차 나가기를 기다리는 걸 보니 다 비슷하구나 싶었다. 다 함께 열심히 손 흔들고 촬영하고… 허허, 뮤지컬 퇴근길과 또 다른 묘미였다.


아무튼 그렇게 진우를 배웅하고 하루 일과를 마쳤다. 돌아갈 때도 버스를 타려 했는데, 배차 간격이 20분 넘어서 지하철을 탔다. 진프는 유라쿠초역, 일본 로하 친구는 도쿄역으로 가고, 난 긴자역에서 내려 숙소로 갔다.
정말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피곤했다. 소형 마사지건으로 몸을 간단히 풀고, 족욕 후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다음 날 퉁퉁 부은 내 모습. 진짜 고단하다… 옷은 아까워서 마지막 날 또 입고 다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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