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ㅈ가 떠나는 날 그냥 보낼 순 없어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못 정해서 결국 내가 아는 모든 맛집을 나열하기 시작했고 그 중 애들이 개 보고 싶다는 곳에 예약을 하라고 했다. 혹시 안 될 수도 있으니 2순위 음식점까지 정해줬다. 다행히 1순위가 6명이 예약되었다. 꺄호!!
인당 1만 원까지 총 6만원 법카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요즘 만 원으로 뭐 먹어… ㅜㅜ 스즈란테이도 기본 도시락이 17000원 하는 곳인데… 스시를 못 먹는 팀원들은 돈까스 정식을 시키면 되겠거니 했다. 기본 돈까스(로스/히레)는 15000원이면 시키는데 애들이 돈까스를 시키더라. 내가 암 생각없이 모둠까스 시켰더니 갑자기 다들 그걸로 바꿔 주문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눈치보고 있었구만. 그려 먹어라 먹어. 다행히 쪼꼬미 친구들을 제외한 나머지 애들은 양이 많음에도 다 먹었다. 잘 먹으면 좋아.
애들 먼저 올려보내고 계산하는데 맨 뒤에 있던 신입 ㅎㅈ이 잔액을 개인카드로 계산하는 걸 보더니 미안해 했다. 아유 뭘 또… 내가 매번 사는 것도 아닌데.
이촌동에 카페도 처음 가 보는 곳 가고 싶다고 해서 커피앳웍스로 왔다. 대기업 체인인 줄은 모르더라. ㅋㅋㅋ 나도 오랜만에 왔는데 전보다 빵 종류가 엄청 늘었다. 배부르다면서 빵 보는 눈빛이 초롱초롱 해서 파이 한 조각과 스콘을 샀다. 20대 막내에게 고르라고 하니까 너무 좋아했다. 몰랐는데 커피앳웍스 커피값이 7-8천 원 했다. 물가가 많이 올랐네. -_-
아이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부장이 장기 결근을 할 때, 그리고 갑자기 퇴사를 발표한 후 매우 불안했다고 한다. 버려진 것 같았다고. 리더는 정해지지 않고 아무도 사원들에게 팀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ㅇㅈ는 떠나고 팀도 부서도 큰 변화가 있는데 중심을 잡아 줄 사람이 없으니 어린 친구들이 꽤나 불안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래서 내가 팀장이 된다고 했을 때 반겼던 것 같다. 큰 변화라기보단 팀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오기 때문에. 팀원들도 새로운 사람에 크게 적응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됐을테니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내가 내 업무를 공유하지 않은 것도 깨달았다. 팀장 업무도 맡지만 동시에 기존 팀의 업무도 여전히 내 몫임을 말하지 않았다. 내가 여전히 오디오북 제작, 유통을 관리하고, 이벤트 & 콘텐츠 기획도 겸하고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려 줬다. 생각보다 내가 일이 많습니다요. 허허허
수다는 다양하게 이어졌다. 퇴사하는 마당에 ㅇㅈ가 겪었던 다른 팀 동료의 어색했던 순간들, 자기들의 개인 취향부터 소소한 이야기까지. 주변에 어디가 맛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친목을 다질지 얘기를 나눴다. 돌아오는 길에 ㅅㅇ가 행복하다고 시간이 느리게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모습에서 전전팀의 ㅇㅈ이 나랑 핫도그 입에 물고 해방촌을 걸으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이노무 순둥이 크리스천 애들은 자발적으로 일탈을 할 애들이 아니라서 이런 작은 변화도 특별하고 즐거운가 보다. 게다가 맛있는 것도 맘껏 먹었으니. 애들 데리고 종종 다녀야지 하는 다짐을 한다. 이런 순간이 아이들에게는 리프레시 되는 순간이겠지.
아직도 애들이 어색한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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