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하루종일 아팠다. 저녁엔 무기력증에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월요일
회사 점심 주문 건으로 억지로 출근했다. 너무 아픈데 점심 때 병원 갈 생각으로 약을 먹지 않았다. 그랬더니 손가락 관절마저 다 아파오기 시작했다. 항암 통증이 그렇게 구석구석 왔었는데 비슷한 느낌이다. 게다가 생리도 오늘 내일 할 거 같아서 더 아파오는 것 같았다.
오전을 억지로 버텨내고 12시가 땡 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다. 미열보단 좀 더 열이 있다고 했다. 어쩐지 많이 아프드라… 선생님께 증상을 와다다 고해 바치고 간단한 청진 후 감기약 3일치 + 엉덩이 주사까지 맞고 왔다. 주사는 즉효였다. 춥고 아픈 몸으로 죽집을 들어가자마자 서서히 아픈 것이 나아지더니 다 먹을 때 즈음엔 언제 아팠냐는듯 멀쩡해졌다. 신이 나서 옆집 파리크라상에 가 빵을 5만 원어치 쓸어담은 후 커피 한 잔을 위층에서 마시며 간단한 업무 처리를 했다.
그때 갑자기 올라온 아스트로 콘서트 공지! 오전에 기사(차은우 차기작=아스트로 콘 서트..3년 만에 단독 콘서트 개최)가 뜬 건 알았지만 너무 정보가 없었다. 심지어 기사 내 사진도

이런 걸 썼길래 “빈이 없는 사진 찾다가 고른 건가” 하고 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에 이 포스터가 커밍순이라니! 6명잉라니! with Rocky라니!!!
커피샵에서 이 포스팅을 보는데 그냥 눈물이 났다. 언제나 믿고 싶던 아스트로는 여섯이라는 걸 멤버들이 고수하는 것 같아 너무 고마웠다.
“이제 라키 얘기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그렇죠?
사실, 라키와 함께 하는 문제에 대해 멤버들끼리 먼저 얘기를 나누고, 그 후에 회사에 전달했습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고, 각자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무엇보다도, 빈이와 함께했을 때 빈이가 했던 말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여섯 명이 함께하는 그림과 무대를 꼭 보고 싶다” 는 얘기였어요. 그 말을 정말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그 얘기를 우리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라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래서 회사에 제안했고, 그렇게 함께 연습을 하고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저희도 정말 많은 고민을 하고 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결론적으로 “빈이 이럴 때 함께 하자고 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모두가 동의했어요. 라키도 정말 영광이라고 하면서 함께 하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같이 하게 됐습니다. 진짜 ‘스타그래피’처럼, 우리가 함께 기록을 다시 쓰는 느낌이에요.
오늘, 우리 다 같이 스토리 올렸잖아요. 그 가사 올린 거 봤죠? “발걸음, 내 손을 잡아 우리가 가는 길” 그 말이 정말 좋았어요. 나도 그 가사를 보면서 추억을 되새기며 생각했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팬 여러분, 아로하 분들도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 콘서트가 새로운 시작처럼, ‘스타그래피’처럼, 함께 기록을 남기고, 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까, 아로하 여러분도 와서 함께 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제서야 빈이 직캠도 보고 생각을 한다. 어쩌면 빈이 파트는 그대로 둘 지도 모르겠어. 대형도 그대로.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6명이 함께겠어.
다른 생각 안 하려고 한다. 함께하고 싶은 아로하들이 모이겠지.


이런 줄 모르고 앱을 설치해야 하나 어쩌나 생쑈를 함!!
수요일
늦었다. 생리 덕분에.
입는 생리대를 입어봤다. 첫날은 양이 많아서 항상 새는데 입는 팬티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아입을 여분까지 들고는 왔는데 바지 벗고 입는 과정은 꽤나 불편할 것 같다.
와… 좀 전에 세네번 왈칵 쏟아졌는데 마음이 엄청 편하다. 두 번째 입는 생리대를 입고 생리대를 하나 더 붙였다. 그랬더니 새어도 마음이 편하다. 입는 생리대가 다 받쳐 줄 거란 믿음이 있으니까. 오후엔 붙였던 생리대 떼도 입는 생리대만 하고 귀하면 되니까 홀가분하겠지.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은 기침약의 졸린 성분이 효과를 낸다. 오전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점심을 먹고도 너무 졸리다. 이부러 아메리카노도 시켜 먹었는데 왜 이렇게 졸릴까?
성혜 친구 아들 소포 발송 완료!
4시 예매 준비

5/8: 고니 이체: 예스24
5/10: 윤수, 설이언니, 나 : 77000 이체 예스24
5/11: 나 (티켓링크)
5/16 마티네: 영지 이체 예스24
5/16 저녁: 나 예스24
결국 예매 다 했다. 힘들었다.

되게 뜬금없이 웃기다.
목요일
뭘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억지로 운동을 했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잤다. 내가 자는 사이 동생은 일을 했고, 10시 넘어서 겨우 일어나 어영부영 짐을 쌌다. 그리고 다시 기절하듯 잤다. 감기가 생각보다 몸을 축나게 하는 것 같다. 몸이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운동까지 했으니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금요일
대강 싼 가방 (옷 한 벌, 잠옷 한 벌 싸고 땡) 들쳐메고 출근. 오늘 플로깅 한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안개같은 비가 내렸다. 모두가 하기 싫었는지 플로깅은 취소 되었고, 팀원들과 플로깅 용 간식을 나눠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회사는 끊임없는 해킹 이슈로 사실상 플랫폼 운영은 일시 중지인 상태다. 따라서 화면 기획과 퍼블리싱, 디자인도 임시 휴엽상태다. 아니 아이들은 끊임없이 다음 일을 준비하고 있는데 시스템으로 넘길 수 없어서 잠시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돌아오면 검색 화면 준비를 해야겠다.
4시 땡! 하자마자 나는 아이들에게 인사를 받으며 (ㅋ) 공항으로 갔다. 지긋지긋하게 똑같은 패턴으로 홍대입구에소 공항철도를 타고 김포공항 가서 체크인 수하물 없이 바로 수속은 완료하고, 순대국을 먹고, 세라잼 가서 마사지 의자에 누워 쉬었다. 계속 몸이 피곤한지 여기서도 마사지 받으면서 잤다. 보통 자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좌석이 없어서 창가 자리에 앉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인증샷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잠에 빠져들었다. 기내식 안 먹으려고 했는데 또 주니까 반 이상 먹었다. 그래서 배 불러서 나중엔 앉아 있는데 너무 몸이 찌뿌둥했다.
아무튼 무사히 비행기에서 내려 키오스크에서 여권, 지문, 사진 다 찍고도 입국 수속이 30분이나 넘게 이어졌다. 일본은 참… 게다가 이번에는 이 시간대에 도착한 비행기들이 많았다.
고민하다가 모노레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스이카 비밀번호를 너무 많이 틀려 충전을 못했다. 비번 자주 틀리면 다음 날 9시에 다시 시도하라고 안내 한다. 😑 결국 도착지에 와서 스이카 결제를 취소하고 모노레일 티켓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역을 나왔다. 이래저래 바보짓 많이 했다.
호텔은 그냥 깔끔하고 괜찮았다. 친구는 어매니티가 지난 호텔이 더 많았다고 한다. 막상 나는 어매니티를 잘 안 써서 그런 메리트를 잘 모르겠다.
토요일
전날 12시에 자서 7시 전에 일어났다. 난 진짜 규칙적이야. 코를 골 거라고 걱정했던 친구는 아침에 잠깐 곤 것 빼곤 쥐죽은 듯이 잤다. 덕분에 나도 숙면했다. 전날 땀에 절어 샤워는 했으니 아침엔 머리만 감았다. 매직을 하니 헤어 드라이기 없이도 머리 관리가 돼서 다행이다. 생각보다 머리가 괜찮았다. 새로 산 헤어 에센스도 부드럽게 머리결을 잘 잡아 줬다.
호텔 근처에서 간단하게 커피와 빵을 먹고 나는 공연장으로 향했다. 중간에 길도 한 번 잃고 7-11에서 돈도 뽑았다. 굳이 뽑을 필요가 없었던 거 같다. (실은 점심 먹을 때 필요할 것 같았는데 몬자야끼를 못 먹었다.)
극장에는 조금 일찍 도착해 바로 표를 확인하고 굿즈를 샀다. 트레카를 사고 싶었으나 랜덤이라는 것과 트레카 사진도 프로그램 북이나 세트 사진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안 사기로 했다. 다양한 착장이었으면 혹시나 하고 샀는데… 아크 스탠과 링라이트, 포토 세트 (ㅇㅅ 것도 함꼐), 프로그램북을 사고 나니 얼마 썼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 (얼마 안 씀)
드림하이는 엔카스러운 창법과 춤 못추는 일본인들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냥 오글로 진우 보노라면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는다…라고 했다가 “룩인다미라~” 할 때 울다 웃고, 피버 노래할 때 진우가 노래 젤 잘하는 거 보고 신이 나기도 하지만 그냥 현타가 와 웃겼다.
함께 걷던 거리를 우연히 지났어
함께 걷던 모습이 눈 앞에서 번졌어
다신 이곳을 지나지 말아야지 생각했어
아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자꾸 눈물이 흐르면 아직 못 잊었단 얘기죠
다른 사람이 싫으면 그댈 못 잊었단 얘기죠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잊었다 말하고 싶었지만
그게 아니죠
그냥 내 마음 같았다. 잊었다 말하고 싶었지만 빈이를 잊지 못하고, 멤버들도 그럴 거고, 잊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내놓고 언급할 용기도 없고… 노래하는 진우를 보니 그도 울고 있었다. 그래도 연관 짓고 싶지 않았다. 진우는 원래 울보니까. 감성이 풍부하니까. 근데 난 왜 우는 건데.
일본어 대사가 40% 정도 귀에 들렸고, 지난 12회를 본 기억에 의존해 스토리와 대사를 떠올렸다. 덕분에 일본어 드립에도 신나게 웃었고, 놓치는 것 없이 즐겼다.
저 멀리 터널 끝 캄캄한 길 끝에 보이네 조금씩 보이네 작은 빛 꿈이라 서러워 닿지 못할까 봐서 걸으면 언젠가 닿겠지 아마 오늘도 한 걸음 더 걸어 보자고 다짐해 수천 번 거울 속 내게 고개를 들어봐 할 수 있잖아 Look in the mirror 거울 속 너를 봐 Look in the mirror 네 안에 별 빛나잖아 Look in the mirror 기억해 혼자가 아니야 Look in the mirror Look in the mirror 저 멀리 터널 끝 캄캄한 길 끝에 서보니 보이네 다시 또 작은 빛 꿈이라 서러워 닿을 수 없는가 봐 생각해 언젠가 도착하겠지 이 길의 끝에서 나 웃고 있겠지 오늘 한 걸음 더 걸어 보자고 다시 또 말을해 거울 속 내게
그리고 끝이 보이는 여정에 희망을 품고,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상상을 하며 울었다. 끝이 보이지 않아도 포기 하지 마. 진우야, 빈아.
뮤지컬 관련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두 번째까지 봐야 진정한 감상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단, 일본 뮤지컬 무대에 돈 너무 안 써서, 한국에서는 무대가 회전하던 거 배우가 직접 걸으면서 뺑뺑이 도느라 웃겼다. 학생들도 가운데서 도는데 각자 박자 맞춰서 수동으로 도느라 짠했다. ㅋ
더 멀어진 꿈. 그래도 킵 댄싱. 네 꿈이 환장하도록 예쁘다. 목적을 잃어도 계속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의문, 아니, 목적을 잃은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
시부야 만다라케 갔다가 또다시 기빨렸다. 시부야는 절대 다시 안 가. 그래도 만다라케는 가서 털어야지 하고 갔더니… 세상에 진우는 없고, 산하와 은우만 한가득, 명준이도 엠제이도 어떻게 없지??? 근데 또 너무 예쁜 산하와 은우 포카가 많고, 단체 포카가 있어서 구매했다. 여기서 또 한 5만원 어치 산 거 같다.
돌아가면서 그래도 뭐라도 먹어야지, 몬자야끼 못 먹었으니까 끼니는 때워야지 했는데 어딜 가나 사람이 많으니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내일 입을 옷이라도 살까 했는데 옷가게 마저 사람이 많고 기운이 없으니 의지마저 사라졌다. 그냥 호텔 가서 쉬면서 6시에 신곡이나 들어야겠다 싶어 돌아왔다. 중간에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사서.
그러길 잘 한 거 같다. 예상 외로 빈이 노래는 너무 마음을 울렸고, 정말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멜로디도 가사도 다 와닿았다.
고요한 달빛 아래서
가만히 눈을 감으면 Yeah yeah
그 시간 그 자리에내일을 같이 꿈꾸며
달려온 우리의 길을
계속 걷고 있어잘하고 있다고 아마
얘기해 줬겠지 난 알아
부끄럽지 않게 남부럽지 않게만
떳떳하게 네 몫까지 우린 함께 살아그리움은 깊어져 가
**달의 문이 열리면 네가 서 있을까
환히 웃으며 나를 반기는
행복 가득한 미소를 품은너와 함께했던 지난날의 기억이
그리워질 때면
밤마다 두드릴게 꿈속의 문**어딜 가도 네가 있는 거 같아
미안해하지 마
이게 마지막이 아니잖아 머지않아서 만날 거니까
그리움은 깊어져 가
달의 문이 열리면 네가 서 있을까
환히 웃으며 나를 반기는
행복 가득한 미소를 품은너와 함께했던 지난날의 기억이
그리워질 때면 달려갈게떠나가지 마라 멀어지지 말아
목이 쉬도록 소리쳐
밤하늘 바라보면 잘 살고 있다고 해줘
조금 더 잘해줄걸
후회가 안 남게 말해줄걸
너무 사랑한다 또 미안하다 꼭 다시 만나자 외쳐어두운 밤하늘의 달 한 줄기의 빛
가장 빛나는 네게 말할게달의 문이 열리면 우리 서 있을게 (우리가 있을게)
다시 만날 그날을 꿈꾸며 우린 잊지 않고 널 기다려
아무 걱정 없던 어릴 적 그때처럼
웃으며 반겨줘 꿈속의 문 앞에서
달빛 아래 너와 나 다신 못 보지만 (다시 만나자)
다시 만날 그날을 꿈꾸며
다른 공간의 서로를 그리며 언젠가는 우리 같은 곳에서 만나
웃으며 들려줘 우릴 위해 열어둔 문 속의 꿈
그리고 바로 코멘터리라니… 참 감정 꾹꾹 누르고 최대한 담담하게 전해 주는 얘기에 또 한 번 울 수밖에 없었다.
친구의 콘서트가 늦게 끝나는 덕분에 혼자 호텔에서 원없이 소리내서 울었다. 명준이가 “멤버들이 가장 많이 힘들었을 거다”라고 말해 줘서 고마웠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일상을 보여준다고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닐 텐데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걸 하지 않으면 그들이 빈이를 잊은 것처럼 여긴다. 다들 슬픔을 소화해내는 방법이 다를 텐데,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빈이를 기억해주지 않으면 그들이 최선을 다해서 빈이를 기억해 주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명준이 말처럼, 가장 가까웠던 멤버들이 제일 힘들 거다. 하루도 온전히 빈이를 잊고 지내지 못했을 거다. 그게 티가 나지 않는다고 과연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너무 티를 낸다고 또 뭐라고 할 수 있을까. 그저 그들이 표현하고 싶을 때, 그리워하고 싶을 때 팬은 옆에서 같이 공감해 주는 게 최선 아닐까.
이번 노래를 통해 같이 그리워 할 수 있어서 난 그저 감사할 뿐.
여하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난 드러누웠다. 진진이 뮤지컬 후기 써야 하는데 감정을 다 써 버렸다. 내일 진진이 뮤지컬이나 다시 복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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