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림하이는 작년의 드림하이를 그대로 일본어로만 옮겨놓았었다. 진우가 주인공인 것과 일본어로 한다는 것 빼면 딱히 더 리뷰할 의미가 없었다. 생각난 김에 간단히 비교하자면, 무대가 많이 다운 스케일이 되었고, 대사는 거의 직역이었으며 댄서들도 한국보단 군무 싱크로율이 많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재작년의 여파 때문인지, 진우가 삼동이를 너무 잘해서인지 눈물이 안 나진 않았다. 물론 재작년처럼 펑펑 울진 않았지만 나에겐 언제나 우는 포인트가 있다.





쇼뮤지컬 어게인 드림하이라고 했지만 포스터는 그때와 거의 동일하게 썼기 때문에 이번에도 캐스팅 변경 빼곤 거의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스토리라인이 전개됐다.
이때 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관점으로 글을 썼었다. 진심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요소요소를 반영해 준 것처럼 많은 것들이 정돈되고 다듬어졌다. 사람 마음 다 똑같은 거겠지. 모두가 이렇게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뮤지컬 극본이 엉성한 게 아쉬웠겠지.
그래서 지난 글과 비교해 무엇이 바뀌었는지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일단 오늘은 삼동에 대해.
삼동의 고민 축소
“그래도 되고 싶다. 최고.”
“높은 데 올라가면 소중한 사람들 지킬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재작년엔 삼동이가 높이 올라가고 최고가 되고 싶다고 바랐던 이유는 이 대사 한 줄 뿐이었다. 그러나 삼동은 고질적인 이명 문제로 진국에게 밀려 클래머 케이팝 아워즈를 수상하지 못했다. 그에 대한 앙금이 남아서 기간제 교사로 기린예고에서 진국을 만났을 때도 삼동은 냉랭했다.
하지만 새 뮤지컬에선 삼동의 최고가 되고 싶다는 집착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중한 사람들을 지킨다는 걸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 줬다. 노래하다 떠난 아버지를 못 잊는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노래로 성공해서 웃게 해 드리겠다고. 그리고 그가 크게 낙심한 이유는 수상하지 못했을 때 이명으로 괴로워하는 아들을 보고 우는 어머니 때문이었다.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행한 책임감이 그를 짓눌렀다. 이명도 삼동에겐 아킬레스건과 같은데 첫 신 외에 다루지 않는다. 그가 약할 때 그 옆에 언제나 혜미가 있었는데 이명을 다루지 않으니 혜미의 역할은 미미했다.
대신 어게인 드림하이는 삼동의 오랜 자격지심을 건드렸다. 혜미가 진국을 챙기는 걸 질투했던 삼동, 그리고 진국이 자신과는 다르게 부유한 아버지 덕에 큰 노력 없이 편하게 가수 생활을 했다고 이죽거리는 삼동을 통해 개인적인 갈등 관계를 드러냈다. 그래서 전 작품보단 좀 더 옹졸하고 찌질해 보였다.
오혁은 낙심한 삼동에게 어머니가 아닌 삼동 자신을 더 챙기라고 말하며 쉼을 유도한다. 최고를 향해, 남(어머니)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 하던 뜀박질을 잠시 멈출 제동장치로 삼동을 기간제 교사로 끌어들인다. 물론 재정적으로 어려운 1학년 쇼케이스를 잘 해 내기 위해 과거의 제자를 얼렁뚱땅 끌어들이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
그의 고민에 대한 결론이었던 “학교로 돌아오길 잘 한 것 같다”는 대답은 재작년처럼 극 말미가 아닌 꽤 이른 지점인 초반 Look in The Mirror를 부른 후 한다. 그 대답은 자기 문제의 해답을 찾아서가 아니라 실마리를 찾아서이다. 여기서 내가 정말 감동한 대사가 나온다. 꿈에서 오히려 더 멀어진 것 같다고, 어떡하냐고 묻는 삼동에게 오혁은 “다시 꿈꾸면 되지”라고 말한다. 이루어지면 끝나는 꿈이 아닌 계속 꿀 수 있는 꿈을 꾸라고 조언한다.
삶에 꿈과 목표가 단 하나일 순 없잖아? 단기적인 꿈도 있고, 평생을 노력하며 이루어나가는 꿈도 있다. 성화가 그런 거겠지. 평생 살면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 그렇게 노력하는 삶. 완성될 순 없지만 우리는 흔히 ”이루어간다“고 표현하잖는가.
아무튼, 심동은 여기서 희망을 보고 학교로 오길 잘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게 삼동의 고민은 1차적으로 끝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대신 그는 아이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생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짝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장과 마사장의 음모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쇼케이스를 지키기 위해 사라진 오혁 선생 대신 아이들을 이끌고 성공적으로 치러낸다.
삼동의 내면은 어디에?
사실 이 과정에서 삼동의 내면을 잘 다루진 않는다. 맥락은 잘 정돈되었지만 그의 최고에 대한 집착, 혜미에 대한 애정, 그간의 고통은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들을 이끌면서 어떤 해답을 도출했는지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오혁이 사라지면서 모두가 혼란에 있을 때 삼동에게 방향을 잡아준 건 진국이었다. “너의 꿈이 뭐였는지 기억해”라고. 그게 뭐였는진 모른다. 그저 오혁샘이 가르쳐 줬다는 것 뿐. 제기럴, 드럽게 불친절하네. 아무튼 거기서 삼동은 각성했다. 그렇기에 오혁이 다시 나타나 삼동, 진국, 제이슨, 백희에게 시작점으로 되돌아가자고 할 때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삼동(과 진국)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굳이 다시 발걸음을 되짚을 이유를 못 찾았다.
삼동은 쇼케이스를 치뤄내면서 어떤 걸 꺠달았을까? 무엇이 그가 높은 곳만을 갈망하지 않게 했을까? 옆에서 지켜 본 아이들의 꿈과 열정은 삼동이에게 어떤 메시지를 준 걸까? 진국의 진로 선택(?)도 삼동에게 영향이 있었을까? 이런 의문들은 풀리지 않은 채 극은 마무리 된다. 하지만 마지막에 삼동이 Dreaming을 부를 때 메시지는 확실하다.
한 걸음 한 걸음 오늘도 조심스럽게 내디뎌요 가슴 가득히 두려움과 설레임을 안은 채 비틀거리고 흔들려도 난 또 한 걸음을 내디뎌요 언젠가 만날 내 꿈을 향해
계속 꿈을 꾸는 (Draming) 사람은 계속해서 나아간다. 꿈이 이루어지면 그 꿈에 열결해 또 다른 꿈을 꾸며 또 앞으로 나아간다. 그 꿈이 무엇인지 각기 다르다. 1학년 학생도, 삼동이도 자신의 열정과 노력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목표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노래하고 춤 추면서 (또는 백희와 제이슨, 오혁처럼 제자를 양육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주고, 희망을 주고,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그래서 그 사람들도 꿈 꿀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은가.
삼동은 과연 주인공일까?
아쉬운 건 이런 메시지 전달을 위해 삼동의 고민이 너무 축소되다 보니, 삼동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솔직히 누가 주인공인지 잘 모르겠다. 가장 큰 울림의 메시지를 주는 건 오혁인데 오혁만의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되레 마음 속 괴로움과 하소연은 교장에 젤 많이 한다. 정말 현실적인 대사를 던지면서. “나 한 번 이해해 주면 안 되겠니?” 애처롭고 불쌍했다.
결국, 드림하이는 꿈 꾸는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다.
추신: 글을 쓰다 보니 진진에 대한 리뷰와 주접은 일본 드림하이까지 합쳐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예전 버전) 드림하이가 외국어를 뚫고 전해지는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감정을 진우가 주인공으로써, 일본어로 어떻게 전달했는지 내 기억이 남아있을 때 써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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