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자가 남긴 화면 기획서, 뭘 적어야 할지 몰랐다
화면 기획자가 퇴사한 후로 내 업무에 위기가 오기 시작했다.

이런 화면 기획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대체 어떤 정보를 넣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읽을 때는 이해가 되는데 막상 직접 작성하려고 하니 너무 막막했다.
챗GPT 대신 클로드를 선택한 이유
처음에는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챗GPT를 썼는데 기획서나 정책 내용이 반복이 많고 충돌도 많았다. 그 부분을 찾아내는 데에도 그때그때마다 챗GPT의 판단이 달랐다. 무엇보다 위와 같은 화면 설명을 그려주지 못했다. 결국 클로드에게 부탁했다.
템플릿부터 정보구조도까지, 막히는 지점마다 클로드와 함께
우선 클로드에게 화면 기획서에 필요한 정보를 적는 템플릿을 요청했다.
기본적인 입력 사항들과 입력 목적 등을 설명해 줬다. 일단 여기에 내가 알아서 다 입력해 보기로 했다. 근데 2번 정보구조도부터 턱 막히기 시작했다. 그게 대체 뭐야… ㅡ.,ㅜ

그래서 내가 변경하려고 하는 화면 스샷과, 내가 적을 수 있는 내용, 변경할 기능에 대한 설명까지 다 적은 md 파일을 주고 대신 작성하라고 요청했다.
클로드가 기획서를 만들면 내가 읽고 수정을 지시하고, 모르는 걸 물어보고,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확인했다.
기획서 안의 충돌을 찾아내는 과정
그 과정을 몇 번 반복한 후 클로드에게 화면 기획서 내에서 충돌되는 설명이나 기능이 있는지 확인시켰다. 그랬더니 재트리거 여부, 복귀 시나리오, 비회원 분기 흐름 등이 빠진 걸 지적해 줬다. 그런 부분들은 다시 텍스트로 설명해 주고, 이 정도 정보로 충분한지 물었다. 문구도 같이 만들고, 불필요한 AI식 표현은 삭제했다. 그리고 가림 처리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구간도 다시 검증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만 꼬박 하루가 걸렸던 것 같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내가 혼자 했을 때보다 훨씬 꼼꼼한 기획서가 나왔다.
클로드 디자인으로 와이어프레임 목업 만들기
이제 화면 변경안 목업을 만들 차례였다. 전임자의 스샷에서도 보듯이 변경되는 구간이나 디자인 수정을 기존 화면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각 구간마다 숫자를 붙여서 설명해 주는 방식이었다. 이번 기획서는 생각보다 단순했지만 그마저도 나는 그려낼 자신이 없었다. 그때 클로드 디자인을 떠올렸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와이어프레임을 만드는 기능이 있으니까 써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클로드와 함께 만든 기획서 md 파일과, 와이어프레임을 만들 페이지의 화면 스샷을 다시 건네주고 변경 내용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약 5~10분 동안 혼자 뚝딱거리더니 트리거가 시작되는 부분, 모달 디자인 및 내용, 변경 제외 구간 표시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사용량은 얼마나 들었나
클로드는 비싸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사용 한도가 궁금했다.

이 화면 목업을 만드는 데에 세션 한도의 33%를 썼다. 주간 한도로는 3%를 사용했다. 이 정도면 내가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복잡한 화면이라면 한 세션에 70%까지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이걸 피하려면 채팅으로 기획서를 좀 더 꼼꼼하게 작성하는 수밖에 없겠다.
기획서와 목업을 퍼블리셔들에게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았는데, 필요한 정보가 다 있어서 프론트 개발자까지 잘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자신감이 생겼다.
결국 중요한 건 내 능력의 스코프였다
AI를 써서 화면 기획과 와이어프레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그게 가능했던 건 내가 작업하는 화면에 대해 충분히 알고, 클로드에게 어디가 부족한지, 어느 부분이 나에게 불필요한지, 클로드가 짚어내는 오류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획서를 읽고 내가 이해하지 못했다면 이렇게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나의 개인적인 능력 스코프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계속 써 보면서 내 기획 능력과 파악하는 눈도 함께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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