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도 약속이 있어서 나가고 나도 자잘한 살 거리와 일이 있어서 점심 즈음에 광화문 교보문고로 향했다. 핑계거리를 만들기는 했지만, 실제 목표는 그냥 쏘다니며 10,000보를 채우는 것이었다. Pact가 이래서 좋은 앱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억지로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서울신문사 정류장에서 내리니 바로 청계천 입구에서 태국 홍보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태국 소녀들이 무료로 부채를 나눠주며 추첨 이벤트에 응모하라고 부추겼다. 옆에서는 무에타이 시합이 이뤄지고 있길래 혹시 사촌 오빠가 심판이나 진행을 보지 않을까 해서 유심히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4시 즈음에 와서 행사 진행에 참여했다고 한다. 무에타이 선수/관장들 중에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 여어 볼모지 같은 곳에서 오빠는 유일하게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관장이다. 그리고 그의 영어는 그의 무에타이 경력과 맞물릴 때 시너지 효과를 내어 오빠를 더 중요한 인물로 부각되게 만든다.
아무튼, 이야기가 샜다. 그래서 둘러보고 별 거 없다 싶어서 교보문고로 직행했다. 딱히 살 거라곤 멀티펜 리필심 뿐이었기에, 여유롭게 돌아보며 책구경도 하고, 아이들이 관심갖고 보는 책이 무엇인지도 보고, 이것저것 내가 좋아하는 기기/장난감들도 만져보고 체험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얼결에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와 롤랜드 버거의 <4차 산업 혁명 이미 와 있는 미래>라는 책을 샀다. 작년부터 독서량이 많이 저조했고, 그나마도 그렇게 열심히 읽어 마지 않던 신학책이나 경제학 책이 아닌 1회성 소설, 만화 등을 읽은 게 거의 다다. 그래서 야심차게 딥따 어려워 보이는 버거의 책을 구매했다. 충분히 관심 있던 분야였고 나의 취미와도 연결되어 있는 주제였기에 어렵더라도 읽어두면 앞으로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따.
유시민의 책은, 정말 단순히 ‘알쓸신잡’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유시민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썰전 때부터 유시민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알쓸신잡에서 보여주는 그의 잡학다식함과, 직접적인 정치라는 주제에서 한 발 떨어져서 논하는 사회 구조와 사회 정의, 그리고 그가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나니 그의 세계관이 꽤 궁금해졌다. 그래서 사기는 했는데 <4차 산업 혁명>도 언제 다 읽을 지 모르겠다.
그런 후 핫트랙스에서 사려고 했던 멀티펜 리필심을 사고 둘러보다가 내 보스 헤드셋을 담을 가벼운 파우치와, 요즘 일기 쓸 곳이 없다는 핑계거리로 또 몰스킨 중간 사이즈 노트를 샀다. 그거 대체 언제 다 쓰려고…
그 외에 어깨와 종아리가 아픈 지 꽤 되서 좀 풀어줄 안마도 받고 돌아오니 저녁 6시가 되어 있었다.
집에 와서는 한승우 목사 비디오 편집을 했다. 린다를 찾아보면서 이것 저것 시도해서 비디오도 편집하고, 여기저기 어색한 부분과 앞뒤 소개 및 질문 코너는 잘라내도, 중간 중간 PPT 이미지도 삽이하고 영상 클립도 삽입해서 꽤 그럴싸한 영상을 만들어 냈다. 영상이 깔끔하지는 않아도 교새 사용 후기 등을 보기에는 꽤 괜찮은 영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공개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팀장님하고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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