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꾸준히 SNS를 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는 게 좋았다. 그러다 중간에 투병을 하게 되면서 내 불행을 적(?)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잠수를 타면서 뜸해졌다. 내 병이 부끄러웠 던 것은 아니다. 다만 만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내 상태를 말해 줘야 하는 귀찮음으로 피하고자 한 술수였다. 근데 SNS를 하니 굳이 내 상태를 물어보며 걱정하는 글을 써 제끼는 진상들이 생겼다. 여기서 깨달았다. 말로 하지 않으면 나의 의도가 전달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아무튼, 그 때는 그랬고, 그래서 지금은 인스타그램을 한다. 예전처럼 활발하게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포스팅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것도 실패한 것 같지만…
오늘 새 포스팅으로 어떤 사진을 올릴까 뒤적뒤적 거리다가 제작년에 미국에 가수 찍났던 사진들을 봤다. 잘 찍은 사진도, 일거수일투족을 다 찍은 사진도 아니다. 근데 사진을 보는 내 얼굴에 배시시 웃음이 번졌다. 아무렇게나 찍은 히비스커스도, 혼자 역광으로 찍은 바닷가 셀피도 다 아련했다.
한국의 삶이 즐겁지 않다는 것 아닐까.
일이 힘들기도 하지만 삶에 여유가 없는 것이 제일 힘들다.
그런 나에게 이런 사진들은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미국에서 조금만 더 월급이 높았더라면, 생활비가 적게 들었더라면, 좋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일에 즐거움이 있더라면 아직도 미국에서 일해도 있지 않을까? 거기서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
살아날 수는 있어도 이곳이 나의 고향이, 집이 될 수 없다.
어디든 내 집이 될 수 없다. 본향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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