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40에 좋아하던 가수는 이미 결혼아여 유부남이 되고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멋 보다는 동질감만 느끼던 차, 또래 동료가 세븐틴 팬이라는 것을 알려왔다. 나보고 세븐틴 무슨 글인지 비디오에 좋아요 눌러달라고 부탁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모든 구룹원들이 곧잘 춤을 잘 췄다. 보는 재미도 있고, 그룹원들끼리 케미도 좋아서 보기 참 흐뭇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어느 멤버 하나 내 마음에 꽂히는 인물이 없었다. 개개인이 보자면 참 귀여운데 뭔가 아쉽다고나 할까…
그렇게 반 년 이상을 보내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문빈&산하 WHO를 보게 되었다. 그것도 반 벗고 있는 영상으로!
워우… 몸 좀 보시게나… 얼쑤, 하고는 봤는데 세상에나, 춤도 잘 춰! 뭔가 춤이 너무 깔끔하고 힘있어 보여서 자꾸 눈이 갔다. 게다가 표정 연기 웬일이래니?
전혀 모르는 아이돌이라니 열심히 찾아보다가 차은우가 속한 아스트로라는 그룹인 것까지 알아내고 WHO는 유닛으로 낸 곡이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스트로는 노래도 춤도 멤버 구성도 뭔가 참 아숩고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니 과감히 패쓰!!
대신 문빈만 주구장창 유튜브에서 뒤져서 찾아보게 되었다. 여전히 다 큰 성인이 애기 목소리 내면서 애교부리는 영상은 봐 줄 수 없지만 잘생기고 몸 좋고 춤 잘 추는 사람에게서 눈을 뗼 수가 없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있는 없는 댄스 커버 영상은 다 찾아본 것 같고… 요즘은 먹방 영상을 찾아 보고 있다. 먹방 유튜버처럼 과식/대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끼 차려놓고 먹는데 그냥 야무지게 잘 먹는다.
어우야… 언니가 잘 해 줄게, 나랑 같이 밥 한끼 먹자꾸나…
그렇게 열심히 감상하다가 나를 돌아보니 약간 서글퍼졌다. 나이 차이로 인한 신체적 노화는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난 왜 쟤처럼 활력있지 못하지? 맨날 나는 늘어지는 뱃살 걱정하고 계단 급하게 오르면 어지럽고 다리 후들거리는 거나 느끼는데, 얘는 뭐, 그런 걱정없이 성큼성큼 다니고, 저렇게 힘든 춤도 쉽게 쉽게 추고 습득할 수 있다니, 역시 젊음이 좋은 건가 싶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나이 들어가기는 또 싫었다. 나도 쟤처럼 쉽게 쉽게 몸을 움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자기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이번 휴가에서 다시 한번 내가 얼마나 피곤과 나이에 치여 살았는지 깨달았다. 놀이동산도 마음껏 놀지 못하고, 소화력도 떨어져 제대로 즐기며 먹지도 못했다. 게다가 얼굴에는 다크서클과 기미가 꽤 올라왔고, 몸에는 근육이 없어 모든 부위가 다 말랑말랑한 살로 덮여있었다. 아… 이렇게 더 가다간 정말 중년 아줌마 소리 들을 것 같았다. 결혼을 안 해서 일까, 아이를 낳지 않아서일까? 나는 아직 내가 그런 말 들을 나이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생각 자체가 주책인가 싶었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수긍하고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큰 맘 먹고 거금 100만원 들여 헬스장을 등록했다. 자주 할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운동해서 근육, 특히 코어 근육을 좀 더 키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연말에는 다시 돈 모아서 피부과 가서 잡티 제거와 다크서클을 어떻게든 해결하리라… 난 아직 내 나이와 현실을 직시할 자신이 없다고.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좀 더 자신있고 활기차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은 그저 매일 일하면서 피곤하다고 징징대고 침대에 눕기 바쁜데, 일하면서도 덜 피곤하고 더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으면 좋겠다. 지난 날 운동과 일을 병행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그럴 일은 없다는 건 알지만 다시금 헛된 꿈을 꿔 본다. 피로 물질이 내 몸에 쌓여도 일단은 몸을 만들고 말리라. 내가 쟤처럼 막 근육질이 되지는 않더라도 필요없는 복부지방과는 안녕을 고해야지.
암튼 뭐 그런 생각의 흐름이란 소리…
아, 그리고… 내 취향은 변하지 않았다. 난 여전히 몸 좋고 훈훈하게 생긴 사람이 좋다. 요즘 오가면서 문빈 영상 보느라 출퇴근이 너무 즐겁다. 얘도 참 바르게 자란 청년 같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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