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에 내 글에 반응을 해 주는 사람이 있어 글을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네이버 알고리즘이 매일 꾸준하게 글을 발행하면 방문자 유입률이 늘도록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런 독려가 네이버에 글을 계속 쓰게 만든다. 물론 덕질 주제의 글이 자꾸 생기는 것도 주 이유이긴 하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네이버 블로그는 디자인이 올드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댓글의 형태와 디자인도 처음 네이버 블로그를 접했을 십몇 년 전에 비해 크게 변한 것도 없고, 블로그의 레이아웃도 뭐랄까 굉장히 한국스럽다고 해야 하나. 글줄도 글밥도 뭔가 답답하다. 네이버 블로그 앱에서 봐도 각 블로그의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다. 다들 그렇게 흰 배경을 쓰는 건가 싶다.
게다가 많은 블로그들이 글 중간중간 짤이나 스티커를 붙여서 글을 쓴다. 글을 읽는 흐름이 있다기보다는 짧은 톡을 블로그에 뿌려놓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것이 덕질 관련 글이던, 음식점 리뷰 글이던, 레시피 글이던 아무 상관없이 이미지 한 장 당 한 줄의 글이 들어간다. 그마저도 문구 구간으로 줄바꿈을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아래 또는 위에 이미지 하나 추가하는 식이다. 핸드폰으로 글을 본다는 특성상 글이 짧고 줄바꿈이 의도적인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짧은 글들만을 보니 뭔가 쉬이 충족되지 않는다. 충분하게 정리된 정보를 습득한 것 같지 않고, 이제는 천편일률적으로 다들 이런 식의 글을 써대다 보니 이런 짧은 텍스트의 나열과 짤, 유행어의 나열이 특출나게 참신하거나 재미있다는 인상을 받지도 못한다.
나만 이런 인상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는 게 그런 글들이 네이버에서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이버는 프로 작문가들이 아니더라고 콘텐츠의 양적 성장을 위해 이런 글들도 장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싫어 나는 여전히 워드프레스를 고집한다. 워드프레스가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그저 워드프레스나 티스토리 등을 통해 발행되는 글들은 글밥이 좀 더 길어서 무언가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의견이 들어간, 생각이 좀 더 숙성된 글을 읽는 것을 바라는 것 같다, 나는.
내 글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내 글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고 그에 어울리는 한 방을 쓴다는 게 더 피곤하다. 그냥 글을 쭉 써 내려가는 게 쉽다. 글의 흐름의 환기는 문단 나누기로 하면 되고, 생각날 때 관련 이미지 한두 장 올리면 된다. 이미지가 들어가는 게 글을 읽게 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딱 그 정도다. 그저 레퍼런스 이미지 정도.
이런 나의 성향이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게 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뉴스레터 발행도 하고 있고 나도 꾸준히 내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비록 수익이나 대중화를 바라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너무 고루해서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지금 현상이 일시적인 트렌드라고 한다면 다행이지만 앞으로 쭉 대중 텍스트 소비가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면 어떻게 될까 걱정도 된다. 그런 흐름에서 나나 회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변화할까.
네이버 블로그 글의 흐름의 반대쪽에는 브런치가 있다. 읽을 만한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를 선별하고 그들은 목차가 있는 글을 만들어낸다. 그런 글들은 인기가 많고 내용이 좋으면 책으로도 출판된다. 어쩌면 나나 회사가 추구해야 하는 글의 방향은 브런치와 더 유사할지도 모른다. 회사는 이미 잡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런 류의 글을 기획하는 데에 좀 덜 수고로울 수 있겠다. 그리고 브런치는 이미 그런 긴 글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한 사례이다.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좀 더 작은 풀의 소비자를 모르지만 그들은 또 다른 류의 시장을 만들어낸다.
한국이라는 시장에서 내가 워드프레스로 파급력 있는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어로 워드프레스에서 글을 쓰면 어떤 소비층에게 닿을 지도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기에 여기에 글을 쓰는 것이 더 자유롭다. 내 글에 대해 재단하고 평가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봐 주길 바라는 내 은근한 소망이 글을 쓸 때 좀 더 정제된 글을 쓰게 한다. 가끔 미친 듯이 실명 거론하며 날뛰기도 하지만… 여기는 나의 sanctuary 다. 여기는 이대로 그냥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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