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부터 전자책 뷰어를 엄청 좋아했다. 전자책으로 독서하는 것에 빠져있던 때이기도 했다. 그때에는 UCC가 소개되던 때였으니 영상이나 개인 콘텐츠가 인기있던 때가 아니었다. 그나마 사람들이 블로그나 싸이월드 등에 감성 글을 좋아하고 RSS로 구독해 보던 때였다.
그러다가 피트니스 트래커 핏빗에 관심이 갔다. 만보계 외에도 내 하루의 액티비티를 기록할 수 있고 수면도 기록해 줘서 좋았다. 그 당시 항암하던 시절이라 건강에 민감했다.
그러다 관심사는 자연스레 아이폰/아이패드로 넘어왔다. 핏빗과 아이폰 앱 연동이 좋았다. 자연스레 컴퓨터도 맥북으로 넘어왔다. 애플이 이래서 무섭다. 여하튼 이때도 여전히 영상보다는 글 위주의 콘텐츠를 소비했다. 가방에는 전자책 뷰어, 아이폰(소셜), 아이패드(필기용)이 항상 있었다. 동기들이 내가 쓰는 기기 악세사리(키보드, 거치대 등)들을 따라 살 정도로 내 기기 및 앱 활용도는 높았다.
그 외에 다양한 기기 구매에 열을 올리다 본격적으로 유튜브가 뉴스에 거론될 정도로 활성화 되던 시기 나도 유튜브를 시작했다. 시작 전에 가족 나들이 위주로 촬영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친척 결혼식, 회사 엠티 등 팀 사람들과 공유할 만한 짧은 영상도 편집했다. 잼났다. 그러다가 DJI Osmo Pocket 구매하고 똘이 순이 일상과 내 일상을 찍으면서 정기적으로 유튜브를 하게 됐다. 구독자는 정말 적었지만 꾸준히 기록한다는 것에 재미가 있었다. 눈에 띌만한 조회수는 확실히 순이 수술 내용과 죽음이었다. 역시 유튜브는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구나를 깨달았지만, 순이의 죽음에 나눠준 많은 사람들의 댓글은 큰 위로다. 그래서 영상은 올려놓고 몇 번 보지 못했다. 순이 마지막도 슬프지만 댓글에 자꾸 운다. 이후론 해당 채널은 더이상 올리지 않는다.
2년 반 넘는 시간동안 유튜브를 하면서 각종 소형 카메라, 액션 카메라에 관심을 가졌다. 그 때 쓴 돈도 엄청나다. 덩달아 영상 편집 한다고 맥북도 고사양으로 바꾼다고 수백 썼다.
이제 더 돈 쓸 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여가에 문빈이 들어왔다. 5명의 멤버를 줄줄이 데리고 말이다. 처음에는 시간만 내 주면 됐는데, 점점 이것저것에 돈 쓰게 만든다. 덩달아 내 외모를 돌아보게 한다. 게을러서 운동도 안 하던 내가 돈 내고 수업을 받고 피부 관리를 하기로 결정하고 옷을 사고 화장을 한다. 생긴 것 때문에 어려보인다고는 하지만 피부나 몸매를 보면 영락없는 내 나이거든. 피부 관리는 언제나 복불복이다. 얼굴에 조금만 크리미하게 발라도 뭐가 나는 편이라. 그래도 주기적으로 관리는 해 주는 게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일 년 계산하면 해 볼만한 금액으로 타협 봤다.
이건 양반이고, 빈이 보겠다고 쓰는 돈이 어마무시하다. 물론 영통, 대면 팬싸 가겠다고 돈쓰는 거에 비하면 내 지출은 약과지만. 그래도 팬콘 연 이틀에 일본 팬콘에 앨범 종류별 구매에 엠디사고 팬 제작 굿즈까지 사면 가계부 쳐다보기가 무서울 정도다.
근데 즐겁다. 너무 즐거워. 이제까지 해 온 취미생활만큼, 아니 그보다 즐겁다. 내 주접에 동생과 함께 키득거리고 덕질 안하는 친구들에게 나 하는 짓, 내가 배운 것들 공유하면 다들 자지러진다. 너 이렇게까지 하냐고. 응! 넘 잼나! 세상에 그런 것도 있어?! 응! 신기하지? 동생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문빈 산하 칭찬은 해 준다. 고마워 얘.
언제쯤 통장 보고 현타 와서 그만둘 지 모르겠지만, 그 전에 내가 로또나 당첨되면 좋겠다. 이 덕질 계속할 수 있게. 아님 수입을 더 늘리거나. 근데 나 정말 최대로 열심히 살고 있어. 아이 띵크…
너무 좋아!!! 내 여가&통장 빈이 니가 다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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