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외치던 때가 몇 년 전이다. 일과 삶을 구분 짓고 적당한 밸런스를 찾는 것을 중요시했다. 최근 들어서는, 특히 스타트업이 붐을 찍을 때는 굳이 일과 삶을 나누어야 하는 회의론도 등장했다. 시간적인 구분 없이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삶을 즐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다. 그동안 나도 후자에 동의했다. 일이 재미있어지거나, 몰아서 놀아야 할 때면 일 또한 몰아서 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투잡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는 그 경계를 구분짓기가 더 힘들어졌다. 그런데 어제 구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소한 사건이 있었다.
저녁에 회사 이메일 알람이 떴다. 상사의 업무 지시였다. 내일 보면 될 걸 핸드폰의 친절함으로 굳이 열어보게 된 것에 불쾌함을 느꼈다. 포커스 모드를 구분하긴 했지만 아웃룩 메일 앱은 메일 계정을 구별하지 않고 메일 알림을 보낸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두 회사가 모두MS를 쓰기 때문에 난 아웃룩을 쓴다.)
미국 일이야 혼자 자율적으로 일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한국이 문제였다. 아니 특정인의 업무 시간 외의 이메일이 문제였다. 내가 이메일을 업무 시간에 보면 될 일이지만 무심코 보이는 알림은 자동적으로 누르게 마련이다.
어차피 투폰 생활 중인데 그냥 업무 메일을 개인폰에서 지울까도 생각했다. 이렇게 저렇게 앱 기능을 뒤져보다가 포커스 프로필 기능을 찾았다.



Work/Personal만 적용 가능한가 보다. Work 모드에서 보여줄 메일 계정을 선택, Personal 모드에서 보여줄 계정을 선택하면 해당 포커스 모드가 작동될 때 선택되지 않은 계정의 알림은 오지 않는다. 캘린더 또한 계정 선택에 연동해 모드에 따라 안 보여줄 수도 있다. 나는 Work 모드에는 개인 캘린더를 보여주지 않는 걸로 선택했다.
덕분에 메일 계저을 지우지 않고도 일과 삶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덕질 스케줄은 숨길 수 있고 말이다.

아웃룩 앱에서 프로필 설정을 마쳤다면, 아이폰 포커스 모드 설정에서 앱 필터를 걸어야 한다. 여기에서 아웃룩 앱 필터를 추가해 어느 포커스 프로필을 보여줄지 선택하면 된다.

그럼 위와 같이 어떤 프로필이 적용 되었는지 보여 준다. 캘린더 적용도 확실하고 메일 필터링도 잘 된다. 중요한 택배나 등기 알림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하려고 한다. 그리고 등기의 경우는 카톡이 와서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아무튼 포커스 기능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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